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르 헤르만스(사진)라는 네덜란드 소년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해체전략에 관한 '울프슨 경제학상' 공모에서 특별상을 차지해 100유로짜리 상품권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모에 참가한 452명 중 최연소 참가자인 헤르만스는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소년은 그리스인들이 보유한 유로화를 옛 화폐인 드라크마로 교환하도록 하고 그리스 정부는 이 유로화를 모아 채권자들에게 갚을 것을 제안했다. 특히 정부가 모은 유로화를 피자 한판에 비유하며 채권자들에게 한 조각씩 나눠주자고 설명했다.
또 이 경우 그리스에서의 유로화 유출 가능성에 대한 대책도 내놓았다. 소년은 "그리스인들은 드라크마화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것을 알기 때문에 화폐교환을 하지 않고 유로화를 간직하거나 독일ㆍ네덜란드 같은 외국으로 빼내려 할 것"이라면서 "이런 사실이 적발될 경우 높은 벌금을 물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리스가 채무를 모두 상환하면 유로존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헤르만스의 제안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성인 경쟁자들의 아이디어와 비교해도 그럴듯하다"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평범한 학생으로 알려진 헤르만스는 이 아이디어를 1주일 만에 고안해 아버지를 놀라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와 새를 키우며 동물을 사랑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 소년의 장래 희망은 경제학자가 아닌 동물원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헤르만스의 아이디어는 울프슨 경제학상 최종 후보 5건에는 들지 못했다. 노벨경제학상에 이어 학계에서 두번째로 큰 상 울프슨 경제학상의 최종 수상자는 오는 7월5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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