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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북핵과 逆선택, 그리고 간첩
입력2006-10-31 16:44:53
수정
2006.10.31 16:44:53
외과 치료 기법 중에 ‘열쇠구멍 수술(keyhole surgery)’이라는 것이 있다. 아주 작은 절개 부위를 통해 수술함으로써 합병증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북한 핵(核) 문제 역시 이처럼 단순구도로 조망해볼 필요가 있다. 북한 핵 문제를 ‘민족과 자주’ 또는 ‘평화와 통일’ 같은 거대 담론으로 접근할 경우 자칫 역(逆)선택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는 재앙적 위력 때문에 보유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준다. 특히 핵 공포의 크기는 핵 광기(狂氣)에 정비례한다. 핵을 보유한 국가가 그것을 실제 사용하거나 테러리스트에게 팔 가능성이 높을수록 공포감이 커진다는 얘기다. 미국과 러시아가 전세계 핵무기의 95%를 갖고 있지만 북한의 핵이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북한은 현대판 전제국가다. 유럽에서 가장 잔악한 공산 독재자로 꼽혔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조차 본받고 싶어 했을 정도로 세뇌교육, 개인 숭배, 국민에 대한 감시가 철저한 사회다. 그런 체제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체제 유지를 위해 막다른 골목에서 빼든 카드가 바로 핵무기다.
북한 핵이 보유용이 아닌 협상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북한 정권에 대한 터무니없는 과잉 대변이다. 더욱이 핵무기가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일본, 또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은 궤변에 가깝다. 포용정책은 북한의 변화를 전제로 할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이용만 당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햇볕정책 8년간 북한은 시간을 벌고 돈을 지원받아 핵무기 제조에 매진해왔으며, 우리와 동맹국간 거리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함몰된 정부와 여당은 북한 제재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자신의 성과에 집착하는 햇볕정책 창시자는 “이제는 핵실험을 해도 안심하고 산다”는 황당한 말까지 하고 있다.
안보 의식에 구멍이 뚫려 간첩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집요하리만치 지속되는 반미 시위, 낯 두꺼운 ‘북 핵 두둔’ 집회는 물론 국내 정치 현안에까지 개입하고 있는 간첩의 활동 반경은 참여정부와 국민의정부의 대북정책이 역선택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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