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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빌라 공실률 50%인데… 묻지마 투자 많아 걱정돼요"

■ 수익형 부동산 쏟아지는 평택 가보니

오산 공군기지 일대 분위기

배후 수요 탄탄·수익 보장 등 서울서 들었던 설명과는 딴판

공급물량 홍수·분양가도 비싸… "상황 예측 어려워 투자 신중을"

평택 오산공군기지 앞에 신축 중인 오피스텔. 미군 등 임대수요를 겨냥한 수익형 부동산이 한 블록에 2~3개씩 건축되고 있다. /사진=정순구기자


"연 수익률 14%에 2년 동안 임대수익까지 보장해드립니다. 3.3㎡당 분양가가 700만원대로 서울보다 훨씬 저렴한데다 인근에 삼성전자 고덕산업단지가 들어서고 미군 부대도 이전하기 때문에 배후수요까지 탄탄해요. 지금 바로 투자하셔야 합니다."

최근 서울 도심에 위치한 미군 전용 렌털 오피스텔 분양사무소에서는 투자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설명이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높은 수익률에 상대적으로 싸 보이는 분양가, 풍부한 배후수요까지 얼핏 완벽해 보이는 투자상품에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결정하는 투자자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하지만 최근 기자가 찾은 평택 오산 공군기지 일대의 분위기는 서울에서 들었던 설명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우선 이 일대는 요즘 미군 등 임대수요를 겨냥한 오피스텔·빌라 등 수익형 부동산이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한 블록에 2~3개씩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공급물량이 넘쳐나고 있었다.

이 지역 O공인 대표는 "오피스텔·빌라 공급물량이 너무 많이 쏟아지고 있다"며 "미군이 언제 이전할지, 고덕신도시 개발이 언제 완료될지 확실한 게 없는 상황에서 이곳에 한 번 와보지도 않고 일명 '묻지 마'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인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10~20%에 불과하던 오산 공군기지 인근 오피스텔·빌라의 공실률은 올해 들어 50%까지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신축 빌라나 오피스텔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탓이다. 실제로 현지 부동산 업계는 오산 공군기지 근처에 새로 지어지고 있는 오피스텔과 빌라가 1,800여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산 공군기지 앞에서 10년 넘게 부동산 중개를 해온 D공인 대표는 "최근 1~2년 사이에 오산 공군기지 내 미군 부대의 정책이 사병들을 부대 내에서 최대한 수용하자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오피스텔과 빌라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내일 당장 미군 부대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투자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군 전용 렌털 오피스텔과 빌라 광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재 평택의 실상은 전혀 알리지 않고 있는데다 확정되지 않은 사실들도 많아 자칫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분양가도 평택의 기존 빌라·오피스텔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오산 공군기지 주변에 새로 공급되는 전용면적 84㎡형 오피스텔의 평균 가격은 2억5,000만원선. 3.3㎡당 분양가는 700만~800만원대로 올해 1·4분기 서울의 오피스텔 3.3㎡당 평균 분양가인 1,343만원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평택 내 기존 오피스텔과 비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오산 공군기지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준공한 지 3년 된 한 오피스텔 84㎡형의 가격은 1억8,000만원. 지난해부터 이곳에 새롭게 지어지고 있는 또 다른 오피스텔에 비해 7,000만원이나 싼 가격이다.

박상욱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분양가가 합리적인지, 지속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지를 고루 판단해야 한다"면서 "평택의 경우 미래의 시장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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