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준비하면서 한국 기독교가 군사 쿠데타를 지지한 것 등 부끄러운 치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교회와 한국 사회의 만남으로 생성됐던 근현대 유산을 발굴하고 기독교 역사의 과오를 반성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를 맡고 있는 김영주(61ㆍ사진) 목사가 20일 '기독교, 한국에 살다'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 총무는 책을 발간한 배경에 대해 "기독교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그와 관련한 사료와 유물을 생산해왔다"며 "하지만 사료와 유물들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면서 유실되고 있어 박물관을 건립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고 박물관을 채울 콘텐츠 정리의 일환으로 책을 펴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NCCK는 한국 기독교 역사 100대 사건을 선정, 출판해 역사관 건립의 기초작업으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이 눈길을 끄는 것은 집필진들이 진보ㆍ보수 진영을 통틀어 교단에서 촉망 받고 있는 학자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임희국 장로회신학대 교수가 집필위원장을 맡았고 강현선 백석대 교수, 박종현 연세대 외래교수를 비롯해 전인수 그리스도대 교수, 이치만 장로회신학 교수 등이 필진을 구성했다.
김 총무는 책을 펴낸 목적과 관련해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한 교회 역사를 정리,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과거 발자취를 성찰해 기독교의 사회적 소임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밝혔다.
김 총무는 "이 책은 기독교 교단에서 오래된 패러다임(보수)을 신봉하는 측과 새로운 패러다임(진보)을 지향하는 측이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사업의 일환으로 1년 이상 힘을 모아 출간한 책"이라며 "집필위원들은 한국 교회사를 전공한 전문 연구자들로 개인이 가진 역량을 온전히 투입할 수 있는 여건에 있는 분들로 위촉했다"고 말했다.
책을 채우고 있는 한국 기독교 역사 100선 중에는 ▦교육 부문에 '배재ㆍ이화학당 개교' ▦의료 부문에 '기독교의 구라선교' ▦종교 부문에 '한국 최초의 목사들' ▦여성 부문에 '축첩의 시대는 가라!' ▦문화 부문에 '한글의 발전과 기독교' 등 역사의 획을 그은 사건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초판 2,000부는 비매품이지만 구입 희망자가 많을 경우 유가 판매 혹은 온라인 공개 등 독자들과 공유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02)763-7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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