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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ㆍ전쟁위기 증폭, 수급도 악화, 570선 지지 낙관 못해
입력2003-03-04 00:00:00
수정
2003.03.04 00:00:00
조영훈 기자
한동안 주식시장의 지지선으로 작용했던 570선마저 깨질 수 있는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일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590선을 회복했던 종합주가지수는 4일 프로그램 매물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570선으로 다시 추락했다. 종가는 전일보다 13.46포인트 떨어진 576.58포인트. 장 막판 낙폭을 줄였지만 하루종일 프로그램 매물에 시달리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불확실성을 향한 막바지 고비로 달려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라크전쟁을 둘러싼 미국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는 사건들이 터지고 있지만 미국이 전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 핵 문제 역시 비슷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반등과 하락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무기력한 장세속에 저점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지난달부터 지지선 역할을 해 온 570선에 대한 신뢰도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기관이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할 경우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고 외국인도 매도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고객예탁금 8조원 대가 다시 무너지는 등 수급구조마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반등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트리플위칭데이(선물ㆍ옵션ㆍ주식옵션 동시만기일)까지 겹쳐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가능한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갈수록 증폭=종합주가지수는 이날 전일 상승 폭을 모두 잃어버리고 오히려 더 떨어졌다. 전일 시장을 이끈 프로그램 매수가 하루 만에 프로그램 매물로 바뀐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것이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특히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의 입장이 더욱 강경해지면서 `전쟁 불가피론`이 확산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북한 관련 악재도 장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군의 정찰기가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 미그기의 초계비행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북핵 문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여기에 미국의 한반도 독자전쟁 수행계획인 `OPLAN 5027`이 알려진 것도 악재에 작용했다. 악재가 쏟아지다 보니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지난해 10월이후 5개월만에 100을 넘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소식도 힘을 얻지 못했다.
◇단기 수급구조도 악화조짐=한동안 개선추세를 보이던 수급구조도 다시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8조원이 무너져 7조9,947억원으로 감소했다. 고객예탁금이 8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16일만에 처음이다.
외국인이 관망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특정 종목군을 중심으로 한 매도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서 국민은행, LG화학에 이어 이날에는 포스코에 대한 매도공세를 펼쳤다. 특정종목에 대한 매도공세는 가뜩이나 취약한 수급여건에서는 증시에 큰 충격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3일 트리플위칭데이까지 관망심리 우세할 듯=여기에 다음주 13일이 트리플위칭데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트리플위칭데이로 다가서면 기존 포지션에 대한 청산심리가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로그램 매매 규모는 지난달 27일 2,812억원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어 이날은 1,588억원까지 감소했다. 시장기조가 취약하다 보니 프로그램 매매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지수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져 단기적으로 직전 저점인 570선의 지지여부가 불투명해졌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저점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들어 장 중에 기록한 최저 지수인 560선까지는 한단계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며 “낙폭과대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추가하락 가능성에 대비한 보수적인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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