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7시22분 천안에서 출발해 청량리로 향하던 코레일 소속 전동차가 서울역에서 갑자기 고장으로 멈췄다. 이 때문에 지하철 1호선 운행이 40분 넘게 지연됐다. 이후 8시8분께부터 운행이 재개됐지만 성북 차량기지 방면으로 이송 중이던 고장 열차가 8시35분 종로5가역 부근 선로에서 이탈하는 사고가 또 발생하면서 무려 5시간 가까이 1호선 상행선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전8시15분 1호선 온수역에서 지하철을 탄 직장인 황모(30)씨는 "평소 같으면 9시면 충분히 도착하는데 오늘은 1시간이나 늦었다"며 "혼날까 봐 걱정했는데 상사도 마찬가지로 운행 지연 때문에 늦게 왔다"고 전했다. 황씨는 "앞으로 지하철 타기가 겁난다"며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차 한대 뽑아야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고 투덜댔다.
코레일에 따르면 국철 1호선의 경우 2009년 한 해 동안 운행 지연에 따른 사고 건수가 24건이나 됐다. 지난 1월22일에는 지하철 4호선 국철구간인 반월역 부근에서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 섰고 지난해 11월에는 1호선 남영역에서 전동차가 고장 나기도 했다.
전동차에 이어 KTX까지 연일 사고를 내자 지난달 17일 코레일은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서울행 누리로 열차가 충남 아산역을 정차하지 않고 지나치더니 또다시 일주일 만인 이날 정차와 탈선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불명예스러운 '연타석 홈런'을 날린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날 전동차가 멈춰 선 데 대해 "강추위에 따른 배터리 방전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탈선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철도조사위원회에서 철저히 사고 원인을 밝혀낼 것"이라면서도 "이것도 3주 정도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사고 건수는 계속 누적되고 있지만 사고 유형별 대응 능력과 원인 분석에 대한 자료 축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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