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금리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심리적인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뒤흔들리고 있다. 특히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3일 오전장에서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4.10%가 깨진 데 이어 기관들의 로스컷(손절매) 물량이 더해지면서 4.17%로 치솟았다. 이 같은 채권금리 급등(채권시장 급락)은 미 채권금리 급등, 주식시장 강세와 맞물려 더욱 심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에서 정부의 발언과 다른 금리인상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돼 심리적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연초처럼 ‘심리적 지지선 붕괴à기관 로스컷 물량 급증à불확실성 증폭à로스컷 반복à채권금리 급등’의 악순환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11%포인트 오른 4.17%로 마감됐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4.44%로 0.12%포인트 상승했고 10년 만기 국고채는 0.11% 포인트 오른 연 4.93%를 나타냈다. 회사채 금리도 급등했다. 무보증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전날보다 0.12%포인트 상승한 연 4.57%로 장을 마쳤다. 또 국채선물 9월물은 35포인트 급락한 110.16포인트로 마감했다. 김형기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인식돼왔던 4.10%, 선물기준 지지선인 110.40포인트가 오전에 무너지면서 기관을 중심으로 로스컷이 쏟아지며 금리가 급등했다”며 “현재로서는 향후 흐름을 예단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채권금리 급등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과 주식시장 강세 외에 정치권의 금리인상 발언으로 더 이상 정부에서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채권펀드매니저는 “정치권에서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정부와 금융통화위원회가 선택할 카드가 줄어들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가뜩이나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마저 끼어들어 정부의 정책방향과 다른 금리인상을 요구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