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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1억… "더 오를텐데 왜 팔아요" 느긋해진 강남 재건축 집주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단기간에 호가가 급등한 가운데 시장이 매도자 우위로 돌아서고 있다. 강남권 최대 저층 재건축 밀집지역인 개포 지구 전경. /서울경제DB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43㎡(이하 공급면적 기준)를 보유한 A씨는 두 달 사이에 지옥과 천국을 경험했다. 2009년 8억6,000만원에 샀던 집이 지난해 말 5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1억원이 올라 현재 6억9,000만원이 됐기 때문이다. A씨는 집값이 당분간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일단 7억원이 넘어도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강남 재건축단지 아파트의 호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1억원 가까이 올랐지만 여전히 2005~2009년 매입비용보다 많게는 2억원가량 낮은 수준이어서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자가 찾아간 강남권 재건축단지 내 중개업소에는 호가 문의가 꾸준했다. 수화기를 내려놓기 무섭게 전화가 걸려올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실거래로는 쉽게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개포동 I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비교적 활발했던 1월에 비해 2월은 문의만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포주공 1단지 36㎡의 호가는 5억9,000만원으로 1월 초 4억9,500만원에 비해 9,500만원이나 뛰었다. 주공4단지 43㎡도 같은 기간 9,500만원이나 올라 6억4,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도자들은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고 매수자들은 급등하는 가격을 쫓아가기 힘들어 매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실거래가를 두고 이어지는 매수·매도자 간 힘겨루기 탓에 거래는 오히려 줄었다"며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호가가 뛴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의 거래 현황도 개포주공과 비슷하다. 실거래가 상승폭은 개포주공보다 작지만 호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도자가 증가하고 있다. 가락시영 2차 56㎡의 호가는 두 달 만에 4,500만원 올라 현재 6억8,000만원선까지 회복됐다.



가락동 C공인 관계자는 "호가가 많이 뛰었어도 2006년 말 9억원에 매매되던 매물이라 아직 매도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추가 상승을 기대해 매물을 거둬들인 사람이 10명 중 7명꼴"이라고 설명했다.

호가 급상승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2월 실거래 수 감소로 이어졌다. 취득세 감면 연장이 확실시되면서 강남·송파구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2월에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에 신고된 개포지구 내 시영 및 주공1~4단지의 총거래 수는 8건으로 1월 36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가락시영 1·2차 역시 1월에 비해 12건 감소했다. 반면 강남구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2월 251건으로 1월에 비해 139건 늘었으며 송파구도 1월 138건에서 2월에는 291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시작됐다"며 "시세 변화가 적고 실수요 위주인 일반 아파트와는 달리 재건축단지는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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