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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주5일 인력난 가중 우려
입력2003-08-07 00:00:00
수정
2003.08.07 00:00:00
이규진 기자
“현대자동차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5,400만원이라는데 여기다 주5일제까지 하면 누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려 하겠습니까? ”(서병문 주물조합 이사장)
7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주5일제 도입이 대기업으로 확산될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근무조건과 임금격차는 더욱 벌어져 중소기업 회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은 강력한 노동조합 덕분에 큰 폭의 임금상승이 가능했던 반면 납품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임금인상분까지 떠맡아 단가인하를 해야 하는 고통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임금격차 너무 커=지난해말 기준으로 중소기업 근로자의 월 평균임금은 대기업의 3분의 2 밖에 안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63만원인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177만원으로 67%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다 계산에 빠진 복리후생비를 더하고 근무여건까지 비교한다면 중소기업 근로자가 얻는 효용은 대기업 근로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게 현실이다.
▲인력난 가중=주5일제가 확산되면서 이 제도를 시행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중소기업 근로자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 근로의욕 저하는 물론 인력 이탈도 우려된다.
고문수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상무는 “근로자들이 주5일제 시행 업체를 선호하면서 이직률 상승에 따른 구인난도 염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직률은 각각 1.16%와 2.77%로 중소기업의 이직률이 월등히 높은 실정이다.
기협중앙회에 따르면 중소제조업 생산직 인력부족률은 12.2%, 부족인원은 1만9,6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50인 미만 소기업의 인력부족률은 14.4%에 달한다. 이상호 기협중앙회 산업조사처장은 “추가 인력수요가 뒤따르는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업체가 체감하는 인력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중소기업 취업 기피로 신규채용이 힘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이 무리하게 주5일제를 도입할 경우 경영난 심화로 대량 연쇄도산사태가 올 수 있다고 업계는 경고하고 있다.
▲세제혜택ㆍ시행시기 연기 등 대책 있어야=중소업계에서는 주5일제 여파로 가중되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대로 놔둘 경우 중소기업들은 중국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그나마 남아있는 생산현장에는 외국인 근로자 일색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따라 중소업계는 정부가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 우대정책을 펴 차별적 근무여건을 보완해주고, 인력난 완화를 감안해 중소기업의 주5일제 근무 시행시기를 2005년부터 12년간 단계적으로 도입해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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