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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족장, 신라의 화랑, 중세의 기사들은 자신을 아름답게 꾸몄다. 산업시대에 접어들며 남자들은 천편일률적인 검정 혹은 감색 양복과 넥타이를 메고 일만하는 산업역군이 됐다. 시대가 다시 바뀌어 남성의 근육보다는 부드러운 미소가 인기다. 길거리에는 귀걸이, 목걸이는 물론 염색과 굵은 웨이브의 물결치는 머리 모양으로 한껏 뽐낸 남자들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메트로섹슈얼이라는 이름으로 남성들이 패션과 스타일에 민감해지고 있다. 남성패션 주얼리 회사인 보보스 대표인 정순원씨는 메트로섹슈얼을 위한 멋내기 가이드 라인을 담은 책을 냈다. 책은 단순한 패션정보에 그치지 않고 억눌린 남성성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하고 창의적인 개성을 살려 사회전체의 생산성을 높이자는 주장이다. 그는 “넥타이는 남자들을 체제순응적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상징물로 정장에 넥타이만을 고집하면 개인들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살리기가 어렵다”며 “소비가 위축된 지금 메트로섹슈얼 붐을 일으켜 남자들도 자신에게 맞는 패션 정보를 얻어 세련된 소비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책은 남성 패션에 담겨있는 의미를 추적하고, 한국 사회에 도래하고 있는 메트로섹슈얼 현상의 의미를 분석했다. 수트, 드레스셔츠, 액세서리, 구두, 가방은 물론 헤어스타일, 피부관리 등 남자를 위한 패션정보로 구성돼 있다. 또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록의 제왕 프레디 머큐리, 영화배우 장동건 등 성공한 남성들의 패션감각을 분석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요즈음 남성들도 의상과 액세서리로 자신을 연출하는 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무조건 TV에 나오는 꽃미남을 따라하기보다 자신의 분위기에 맞는 멋과 매력을 발견하고 개성을 연출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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