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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불확실한 세상, 계획보다 임기응변으로 맞서라

■ 어댑트 (팀 하포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br>작은 실수가 强결합된 시스템 만나면<br>의도치 않은 결과가 확산돼 위험해져<br>상향식 일처리·脫중앙화로 대비해야


복잡하게 돌아가는 국제 금융시장과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의 위험성을 노출한 딥워터 호라이즌의 폭발 사고 장면

현대사회는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복잡하다. 그 안에 존재하는 문제들 또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한다. 단순한 물건 하나 생산하는데도 전세계적인 공급망과 국제적인 협업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게 현대사회다. 안전하다고 믿었던 세계 금융시스템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이후 혼란에 빠졌다. 사회학이나 경제학에서 다루는 나비이론, 카오스이론, 복잡계 경제학 등은 이같이 복합적인 현대사회를 해석해보려는 시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시니어 칼럼니스트로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인 팀 하포드는 이처럼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안을 제시한다. 핵심은 적응(Adapt)하라는 것. 계획하기 보다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하향식보다는 상향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탈집중화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대부분의 조직은 계층화된 조직도를 갖고 있다. 가장 윗부분에는 리더가 위치하며 리더는 현장에서 수집된 정보를 통해 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다시 말단에 지시해 조직이 한 몸처럼 굴러가게 만든다. 하지만 조직내 이상화된 계층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앙에서 요약하고 분석해낸 큰 그림은 결과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정보가 되고, 충성도 높고 단합된 팀은 집단사고의 오류에 빠져 대안적인 관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엄격한 명령 체계는 피드백이 상부로 도달하는 것을 차단할 위험이 크다는 것. 그는 상황에 맞게 적응하고 변화하기 위해서는 '탈중앙화'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의 위험성을 언급한다. 강(强)결합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너무 빠르게 확산돼 실패에 적응하거나 뭔가 새로운 방법을 써보기가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강결합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원자력발전소나 시추시설처럼 복잡한 산업시설에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역사적인 재난으로 기록돼 있는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나 딥워터 호라이즌의 폭발 사고 역시 작은 실수가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을 만나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현대 금융시스템의 경우도 작은 실수로 모든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미노 곳곳에 안전판을 설치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 쿠션을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위기 은행을 '가교 은행'과 '잔류 은행'으로 강제 분리하는 방법 등을 제안한다. 저자는 적응의 가장 큰 장애물로 우리가 시행착오, 즉 실패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태도에 있다고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실패하기 위해서'라는 역설도 내놓는다. 신규 사업이 실패할 경우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조직원들에게 마음껏 실험하고 혁신하고 적응하도록 장려하라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조직과 많은 실험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실험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임을 확신할 수 있는 개인의 용기가 결국 사회와 조직의 진보와 발전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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