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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쓰나미와 개인기부

김홍길 기자<산업부>

[기자의 눈] 쓰나미와 개인기부 김홍길 기자 남아시아의 쓰나미(지진해일) 피해 복구를 위해 국내에서도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업들은 발 빠르게 나서고 있지만 이른바 ‘부자’들과 유명인사들의 개인 기부는 상대적으로 저조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쓰나미 피해자 구호에 나서는 것은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차원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좋은 기업 이미지를 심기 위한 차원에서도 바람직해 보인다. 삼성그룹은 300만달러를,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은 150만달러의 구호성금을 쾌척했다. LG그룹(60만 달러)과 SK그룹(50만달러), 한진그룹(50만달러) 등도 이 대열에 일찌감치 동참했다. 특히 현대차는 인근지역의 직원들이 몸으로도 지원을 돕고 있고 삼성과 한진 등은 성금과 별도로 의료진을 파견해 의료봉사를 펴고 있다. 그런데 국내 기업들의 이 같은 뜨거운 구호활동에도 불구하고 ‘2%’ 부족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그것은 국내 기업 오너들의 개인 기부가 외국의 사례에 비해 너무 인색해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유수의 기업 오너들이 개인재산으로 거액의 구호성금을 쾌척하는 것은 일반화돼 있다. 이번 쓰나미 피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예로 세계 최대 부호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300만달러를 선뜻 피해 복구를 위해 기부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구호성금이 필요한 곳이면 이처럼 사재를 내놓고는 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 사뭇 다르다. 지금까지 국내 재벌총수가 개인의 이름으로 구호성금에 동참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없다. ‘욘사마’ 열풍으로 유명한 탤런트 배용준씨가 3억원을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 기부한 것이 그나마 유일한 거액 개인 기부 사례로 꼽힐 정도다. 기업 오너들은 이에 대해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고 말한다. 기업 오너의 한 측근은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거액의 사재를 출연할 경우 오히려 괜한 오해를 살 수가 있다”며 외국처럼 드러내놓고 기부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에서는 기업 오너들이 직접 개인 기부를 하기보다는 그룹 산하의 장학재단 등에 매년 수백억원씩 기업 이익금을 내는 방식으로 나눔경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궁색한 변명으로만 들린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기업에 대한 이미지는 좋아지고 있는 반면 국민의 67%가 ‘기업 오너들이 밉다’고 할 정도로 부자들에 대한 이미지는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언제쯤 ‘한국의 빌 게이츠’를 가져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what@sed.co.kr 입력시간 : 2005-01-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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