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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 센카쿠와 TPP 빅딜?

오바마 영토문제 일본편들자

무역부문선 日이 양보 가능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깊은 골을 메운 접착제는 '중국 문제'다."

24일 미일 정상회담이 끝나도록 양국이 TPP 교섭에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각료급 협의를 계속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데 그친 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부각된 미일 관계의 현실을 이렇게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고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와 일본의 군사력 강화 등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더없이 긴밀한 유대관계를 만천하에 과시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최대 경제 현안인 TPP 문제에 있어서는 팽팽하게 맞서며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양국의 불편한 관계가 드러났다.

미일 양국은 이날 정오에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까지 어떻게든 TPP 교섭의 기본적 틀에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지난 23일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재생상이 각료급 협상에서 타협점 도출에 실패하자 이날 저녁 양국 정상의 '스시 만찬' 직후 두 정상은 교섭을 가속화할 것을 별도로 지시, 24일 새벽에 이례적인 2차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다. TPP는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내세울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여론이 악화된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일본에서 어떻게든 TPP 협상의 성과를 내고 싶은 입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미일 간 연계는 군사적 동맹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세계 3대 경제국 가운데 2국인 미일 양국이 협력해서 혁신적이고 열린 체제를 형성해야 한다고 TPP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일본 역시 중국·한국 등 동북아 국가들과의 관계가 틀어질 대로 틀어진 상황에서 대미 관계를 어떻게든 공고히 해야 하는 상황이다. 24일 오후 3차 각료급 협상이 속개되는 등 다급하게 전개되는 양측 교섭은 이러한 서로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일 간 센카쿠 문제와 TPP 교섭의 '빅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양국 협상은 돼지고기 등 축산물에 대한 수입 관세와 수입차에 대한 안전기준 문제를 둘러싸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미중 관계 악화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센카쿠 문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일본 편을 든 만큼 TPP 교섭에서 결국은 일본이 양보를 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양측이 이례적으로 공동성명 발표 자체를 미룬 것 역시 25일 오바마 대통령의 출국 전에는 어떻게든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국 정상으로서는 18년 만에 이뤄진 국빈 방문에도 불구, 이번 방문에서 일본 측이 기대했던 양국 간 신뢰 구축과 정상들 간의 인간적인 친밀감 형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산케이신문은 정치성향부터 자라온 환경에 이르기까지 공통점이 드문 두 정상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사무적인 수준에 그친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관심사는 끝까지 TPP'라는 과거 아베 총리의 발언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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