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 참패 직후인 지난달 7일 의회 지도부와 회동하기는 했지만, 야당 지도부와 따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내년 1월 초 출범하는 새 의회 상원에서 다수당 원내대표가 된다. 이번 회동은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각종 쟁점 현안을 놓고 전방위로 충돌하면서 연말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은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미 정가에선 두 사람이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지만 주요 쟁점마다 입장차가 워낙 커 일부 긴급 현안을 제외하고는 이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매코널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인 예산안 처리문제를 비롯해 이민개혁 행정명령,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키스톤XL 송유관 건설 법안 등 주요 쟁점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최근 단행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예산안 처리를 거듭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가 앞서 지난 9월 통과시킨 2015 회계연도(올해 10월 1일∼내년 9월 30일) 임시예산안은 오는 12일이 시한으로 그전까지 임시예산안을 연장하거나 정식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지난해처럼 또다시 ‘셧다운’(연방정부 부분 업무정지)에 들어간다.
공화당 지도부가 현재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어 임시 예산안이든 정식 예산안이든 기한 내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 여전히 이민개혁 행정명령 기관에 대한 예산집행 금지 또는 한시적 허용 후 폐지 등에 관한 부수법안을 달아 예산안을 통과시키자는 강경론이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미 정가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구체적인 합의점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꽉 막힌 정국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만나 머리를 맞댄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예정에 없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이날 미국 언론에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또는 정기적 차원에서 함께 만나왔다”며 “오늘 오후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 시간 가량 만나 광범위한 사안들에 대해 비공식적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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