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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종합대 통합 작업 지지부진

지난달 공모 마감 불구 한곳도 신청 안해<br>지역 거점대학 2~4곳 묶는 새 방안 추진<br>교대 반대정서 워낙 강해 큰진전 힘들 듯

지난 2007년 제주교대 학생들이 제주대와의 통폐합을 반대하며 서울 명동에서 삼보일배 시위 를 하고 있는 모습.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주교대는 지난해 3월 제주대와 통합됐다. /서울경제 자료사진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교육대학과 종합대학 간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각 교대의 신청을 받아 올해 말까지 1~2곳의 통합 대상 대학을 선정하기로 했지만 교대들이 철저히 외면하면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대와 제주교대 간 통합 논의가 3년을 끌었던 것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지만 교대들의 통합 반대 정서가 워낙 강해 앞으로도 큰 진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효율성 제고 대 정체성 유지=교과부는 지난 4월 교대ㆍ종합대 통합 방침을 정하고 7월부터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학교 통폐합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을 고려해 강제 방식이 아닌 자발적 통합을 추진했지만 지난달 공모 마감 때까지 전국 10곳의 교대 중 한 곳도 통합 신청을 하지 않았다. 교과부는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양성체제의 개편이 필요한데다 규모가 작은 교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종합대와의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학령 인구는 2006년 61만명에서 오는 2011년 69만명으로 늘었다가 2016년 62만명, 2020년 51만명, 2024년 42만명 등으로 줄어든다. 또 교대와 종합대 간 교과과정을 통합 운영하게 되면 현재 초등교사로만 한정돼 있는 교대생들의 진로가 다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 교원정원 동결 등 교대를 둘러싼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면서 "어떤 형태로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교대들이 하루 빨리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대들은 종합대와 통합될 경우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특수목적대학의 정체성을 상실, 전문성이 크게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운영의 효율성만을 따져 규모가 작은 교대를 덩치 큰 종합대에 합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게 교대 측의 입장이다. 하윤수 부산교대 교수는 "교대ㆍ종합대 간 통합은 육사와 경찰대를 합치라는 격"이라며 "교대는 종합대 사범대에 비해 훨씬 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거점 대학 2~4곳 묶어 연합대학 추진=교과부는 기존 1대1 통합 방식으로는 교대들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보고 통합 모형을 보다 구체화해 지역 내 거점국립대학 2~4곳이 서로 연합하는 형태의 통합안을 마련, 다음달 재공모에 들어갈 계획이다. 물리적인 1대1 통합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시키고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제로 운영하면서 시설이나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 경쟁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당초 계획대로 통합 대학에는 250억원 정도를 지원해 시설을 확충하고 궁극적으로는 연합 대학이 법인화할 경우 추가적인 지원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합안에 대해서도 교대 구성원들은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다. 지방 교대의 한 학생은 "산업대까지 끌어들이는 안에 동의할 교대 구성원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며 "교육전문대학원 등 다른 대안도 있는데 무조건 통합하려고만 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통합한 제주대와 제주교대는 2004년 통합 방침이 나온 뒤 3년이 지난 2007년 10월에야 최종 합의에 이를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와 교수 보직 사퇴가 이어지는 등 구성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통합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교과부는 지역 사회에서 대학 간 통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어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질적인 대학을 자율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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