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코스는 즐거움과 도전의식을 동시에 선사해야 합니다." '원조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70ㆍ미국)가 자신이 설계를 맡은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코리아의 오픈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점검하기 위해 지난 16일 인천 송도를 찾았다. 송도국제업무단지 내에 건설하고 있는 이곳은 전세계 340여개 골프장 설계에 관여한 니클라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붙였거나 앞으로 붙일 25곳의 '글로벌 커뮤니티' 가운데 하나로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은퇴 이후 코스 디자인 등 사업 분야에서도 식지 않는 열정을 발휘하고 있는 그는 "좋은 코스는 라운드를 마치자마자 '내일 몇 시에 다시 예약할까' 하는 마음이 드는 그런 곳"이라고 설계 철학을 밝혔다. "재미있지만 약간 어렵게 느껴져 도전의식을 자극하도록 고민한다"는 게 포인트다.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코리아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설계 자체는 매우 만족스럽다"고 했다. 국내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투어 대회가 개최되는 오는 9월에는 정교하게 마무리된 완전한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료ㆍ후배 선수들의 평가를 받게 되는 만큼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 느껴졌다. 이날 오후 자가용 비행기로 도착해 이튿날 오전 중국으로 가야 하는 빡빡한 일정에도 노구를 이끌고 코스를 살핀 뒤 취재진을 대표 홀로 데려가 직접 설명하는 열의를 보였다. 14번홀(파4)은 그의 색깔이 그대로 묻어났다. 페어웨이가 2개로 조성돼 물(워터해저드)을 넘기면 짧은 어프로치 샷이 남고 오른쪽 페어웨이로 우회하면 안전하지만 두번째 샷 거리가 길어지는 '옵션(선택) 홀'이다. 페어웨이와 그린의 굴곡 등 '선'을 중요시한다는 그는 "볼의 움직임이 다양하면서도 예측 가능하게 발생해야 플레이가 흥미롭고 도전의식도 높아진다"며 "하나의 그린 속에도 여러 개의 작은 그린이 배치된 형태로 디자인하고 홀을 뚫는 위치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최고 선수 출신의 탁월한 코스 설계자는 코스 공략의 비법도 귀띔했다. "자신의 기량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공략 방법이나 루트를 결정해야 합니다. 핸디캡 12인 골퍼와 30인 골퍼의 샷 능력은 다릅니다. 설계자는 그런 점을 감안해서 코스를 만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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