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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월 9일] 위기의 출판계, 기회는 있다

올해는 단행본 출판업계의 최대 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출이 대폭 준 데 이어 잇따르는 감원소식으로 업계의 분위기가 한껏 위축되고 있다. 최근에는 출판 도매상의 부도위기설이 나돌면서 출판계를 다시 한번 옥죄고 있다. 4개월 어음결제가 일반적인 출판계의 현실로 미뤄볼 때 도매상의 부도설은 대형 출판사의 경영위기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어린이ㆍ아동 도서마저 매출 하락세를 면치 못할 정도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09년 1ㆍ4분기 기업경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출판ㆍ인쇄 업종의 올해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24로 산업 전체 평균치인 5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단행본 출판계 불황의 원인은 무엇보다 제작비 증가와 불공정한 유통체계가 꼽힌다. 유가 인상으로 올라갔던 원자재값은 내려올 줄 모르고 특히 환율 상승 등으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종이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올랐으며 외서의 인세도 30% 이상 늘었다. 신간 10권 중 7권이 번역책인 출판계의 경영 타격이 심해졌다. 올해 신간 발행 종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유통체계는 더욱 심각하다. 출판 유통의 실핏줄 역할을 해온 소규모 서점들이 경영악화로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서울과 부산을 제외하고는 지방에서 서점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지난 1995년 4,000여개에 달했던 전국 서점은 이제 1,000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귀한 정보로 지식인들의 갈증을 달래주고 대중을 계몽해 이 땅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것이 우리 단행본 출판계의 자랑스러운 과거라면 매체의 다변화로 독자가 줄고 있다고 한숨 쉬고 있는 모습이 이들의 절박한 현실이다. 위기 속에는 언제나 기회가 있다. 악조건에서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 몇몇 전문성을 갖춘 출판사들의 성공사례가 이를 잘 말해준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다양해진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재고율ㆍ반품률ㆍ공급률을 적절하게 통제해 책값을 낮추는 한편 책 관련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고 온라인 서점과 제휴해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변화하는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온 노력이 이들의 성공 전략이다. 이들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출판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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