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골프매거진]통산 73승, 메이저 18승에 빛나는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로스가 코스설계가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6월16일 송도국제업무단지내에 조성되고 있는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의 코스 점검차 방한한 그가 자신이 디자인한 코스를 직접 설명하며 코스설계가로서의 철학을 얘기했다. 2005년 브리티시오픈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그 이후 선수가 아닌 삶에서 가장 열정을 가지고 하는 일은 무엇인가. 사업과 관련해 하고 있는 일이 많다. 회사 운영도 신경써야 하고 회사와 관련된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점을 두고 하고 있는 일은 코스설계다. 현재 전세계 곳곳에 위치한 골프코스들의 설계를 맡고 있어 수시로 코스들을 돌아봐야 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코스설계와 관련된 일에 보 내고 있다. 한국 코스설계에 직접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웃음). 이곳 송도국제업무단지에 계획된 훌륭한 프로젝트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 앞으로 상업의 중심지이자 세계적인 비즈니스 도시로 번영할 국제업무단지 개발에 참여하게 된 것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기회다. 훌륭하게 계획된 프로젝트에 내 이름을 건 골프클럽을 건설하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곳에 만들어질 코스의 입지 조건이 마음에 들었다. 바다와 인접해 있지만 다른 한쪽은 도시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또한 바다를 메운 매립지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평탄하고 넓은 부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큰 매력이 있었다. 마치 흰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는 것과 같아 이전에 내가 설계했던 코스들과는 차원이 다른 도전이기도 했다. 다시 말해 ‘잭 니클라우스 골프 클럽 코리아’는 디자이너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자 어려운 도전이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중에서 가장 큰 관심거리가 될 것이다. 코스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 달라. 모든 골퍼가 즐길 수있도록 설계되었나. 그렇게 되길 바란다. 만약 다르게 설계했다면 모든 코스가 평범하게 만들어졌을 것이다. 때문에 코스에 굴곡을 주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먼저 모래언덕들이 있는 지형을 구현했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지역을 만들었고, 숲으로 이어지는 풍광을 연출해 지형의 변화를 줬다. 이 지형들은 클럽하우스까지 이어진다. 3개의 티잉그라운드를 만들었는데 백티의 경우 매우 어렵게 했다. 그리고 시니어나 챔피언스 티를 만들었고, 가장 앞쪽은 일반골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모든 골퍼가 자신의 실력에 맞게 즐길 수 있다. 그린 주변은 조금 어렵게 만들었지만 재미있게 연출했다. 설계된 코스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 아직까지 보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3개월 후 PGA대회가 열릴 예정인데 그때까지 완전한 모습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까지의 설계에는 만족하는 편이지만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정교하게 잘 가다듬어야만 더욱 좋은 코스로 발전할 것이다. 골프 철학은 무엇인가. 경기를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가족이다. 가족이 1순위, 골프가 2순위이다. 코스를 설계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과 자신만의 코스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인가. 코스설계에서 언제나 중심이 되는 것은 코스를 이용하는 골퍼들이다. 누가 코스를 이용하는지 알고 그에 맞는 코스를 설계하는 것이 첫 번째다.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의 경우 국제업무단지에 있기 때문에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다. 그래서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어렵게 느낄 수 있게 해서 도전하고픈 마음이 생길 수 있게 만들었다. 골프는 골퍼 본인의 능력에 맞게 즐겨야 한다. 그리고 라운드 후 재미있고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내가 꿈꾸는 코스는 라운드 후에 다시 한번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코스다. 그런 면에서 골퍼들이 만족한다면 분명 그곳은 성공적인 코스이며, 나도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한 것이다. 코스를 설계할 때 페어웨이와 그린의 굴곡 등 선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코스의 난이도를 조정하기 위한것인가. 아니면 주변 환경과 조화를 맞추기 위한 것인가. 혹은 골퍼들이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인가. 골퍼들이 재미와 흥미를 돋우기 위해 노력한다. 코스가 너무 평범하면 라운드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벙커가 너무 많이 있어도 재미가 없다. 코스가 너 무 평탄하면 골퍼들이 싫증을 내기 쉽다. 그래서 코스의 전체적인 굴곡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특히 이곳의 경우는 기본적인 부지가 평탄했기 때문에 굴곡을 많이 줬고 내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었다. 일반 아 마추어 골프들에게는 코스의 길이가 중요하다. 그러나 실력이 있으면 길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코스가 평이하다면 골퍼들의 도전의식이 생기지 않는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굴곡을 많이 준다. 다양한 볼의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라인을 만든다. 그러나 코스가 균형있게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로서 경기에 나가면 다른 선수들이 아닌 코스와 싸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인생은 항상 누군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이다. 나는 다른 선수를 이기려고 경기에 나간 적은 한 번도 없다. 항상 골프를 할 때 코스와 나 자신을 이기려 노력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자신을 통제하려 했고 그것을 할 수 있는 건 나 자신이다. 그러다 보니 우승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코스설계도 마찬가지다. 다른 설계자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경쟁하는 것이다. 코스를 공략할 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나. 최고의 골퍼로서 비법을 알려달라. 내가 골프를 할 때 중점을 두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아는 것이다. 내 능력에 맞는 스윙을 하고 코스를 공략할 때도 무리하지 않고 실력만큼 공략하는 것이다. 핸디가 높은 골퍼와 낮은 골퍼의 스윙이나 샷이 똑같을 수는 없다. 먼저 자기자신을 알아야 한다. 스스로의 능력을 알고 그 능력 안에서 코스에 도전한다면 성공적인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골프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타이거가 메이저 우승기록을 뒤쫓아 오고 있다. 타이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는 실력도 좋고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