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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불신에 휩싸인 용산개발

"하긴 하는 겁니까? 6년째 그대로인데 사업 진행여부를 믿을 수가 없어요."

최근 기자와 통화한 서울 용산의 서부이촌동 주민은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을 두고 이같이 물었다.

기자에게 사업분위기를 알아보려는 주민의 말투를 통해 출자사 간의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 사업에서 '신뢰'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음을 새삼 느꼈다.

사업을 실질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1ㆍ2대 출자사인 롯데관광개발과 코레일이 사업주도권을 놓고 '사업철수'라는 배수의 진까지 친 상황은 사업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더 큰 문제는 주민들의 불신은 물론 사업자 간에도 불신이 팽배해 있는 점이다.

3조원에 달하는 서부이촌동 주민보상안을 두고는 1ㆍ2대 주주가 엇갈린 판단에 따라 제대로 된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급기야 6년간 지속돼온 통합개발안마저 부동산 침체를 이유로 뒷전으로 밀리고 분리개발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

주민보상안을 반대했지만 힘에 부쳤던 코레일이 지분양도를 요구하면서 파장이 시작됐고 특히 기존 통합개발안과 최근 분리개발안을 두고는 사업성 분석보다는 감정적인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분리개발을 요구하는 코레일은 6년간 동의해왔던 통합개발을 갑자기 뒤집고 부동산 침체기에 아파트와 오피스 분양 물량이 겹쳐 통합 개발할 경우 미분양으로 파산이 예상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각자의 주장만 있을 뿐 대화가 없다 보니 불신만 쌓였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사업전망이 어둡다면서도 용산역세권개발의 박해춘 사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거나 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과 접촉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역시 침체된 부동산 시장은 고려하지 않고 3.3㎡당 3,60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분양에 성공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만을 믿어달라며 사업고수로 맞서고 있다. 최근 금융권의 5조6,000억원의 대출안도 확약서도 아닌 의견서일 뿐임에도 마치 그대로 대출이 성사될 것이라 주장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롯데관광개발은 아직도 미국발 금융위기 전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화와 타협만이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19일 이사회의 무산이 용산역세권개발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원만한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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