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갤러리가 50대중견작가 문범의 개인전‘가능한 세상(Possible Worlds)을 26일까지 연다. 80년대 사진·퍼포먼스등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미술계에 젊은 파워로 떠올랐던 그는 90년대 들어서 예술의 본질로 통하는 회화로 돌아왔다. 그는 “작품을 하면서 회화적인 내공은 다른장르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전시를 통해 손 맛의정수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10여년간 붓을 쓰지 않고 손으로 그린 그림과 0.3m 수성펜으로 그린 세밀화 등 최근작 20여점을 선보인다. 손가락의 빠른놀림으로 화면을 휘감는 흔적은 동양 산수화의 몽환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5년 만에 여는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펜화는 우주의 생명체가 내뿜는 에너지를 표현한 듯 하다. 손을 붓 삼아 그린 작품이 아날로그 시대를 대변한다면, 펜으로 그린 그림은 디지털 문명을 표현했다. 작가는 “펜화는 수학적 계산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시대에 작가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라며“손으로 그린 아크릴 그림을 확대하고 절단해서 세밀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붓으로는 내면의 감성을 표현하기가 충분하지 않아 손을 쓰게 됐다”며 “모든 스포츠 중 가장 기본적이며 솔직하고 아름다운 100m 달리기를 하는 기분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말했다. 그는 PKM 갤러리 전시에 이어 바젤 아트페어에 출품하고, 10월에는 뉴욕 첼시의 킴포스터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02)734-9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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