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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동북아 경제통합 전략적 추진을


동북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며 21세기 동아시아 시대의 중심에 있다. A3로 불리는 한국ㆍ중국ㆍ일본 외에 홍콩ㆍ대만ㆍ북한ㆍ몽골을 포괄하는 동북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10년 기준 13조달러로 전 세계의 21%, 교역 규모는 6조달러로 20%, 외환 보유액은 5조달러로 51%를 차지한다. 그 비중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세계 경제의 축이 동북아로 옮겨 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내 교역ㆍ투자 미흡해 위기에 취약

이처럼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전체 교역, 직접투자, 포트폴리오 투자 가운데 역내 국가끼리 이뤄지는 비중도 증가하는 등 시장 중심 경제 통합도 가속화하고 있다. 동북아 국가들의 전체 교역액 가운데 역내 국가 간 교역 비중은 1990년 30%에서 2010년 40%로, 외국인 투자 가운데 역내 투자 비중은 같은 기간 5%에서 45%로 커졌다. 동북아의 채권ㆍ주식 등 포트폴리오 투자 중 역내 투자 비중도 1997년의 2%에서 2010년 7%로 높아졌다.

역내 경제 통합이 중요한 이유는 지역경제의 역외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미국ㆍ유럽 재정 위기 등 외부 위기의 충격을 덜 받고 동북아 스스로가 자립적으로 성장해갈 수 있는 토대가 강건해지기 때문이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동북아 경제는 미국ㆍ유럽 없이는 성장하기 힘들었지만 이제 미국ㆍ유럽 위기 속에서도 잘 견뎌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동북아의 성장에 힘입어 위기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경제 통합 수준은 아직도 미흡하다. 역내 교역비중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 유럽연합(EU)의 67%,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미국ㆍ캐나다ㆍ멕시코)의 48%보다 낮다. 동북아에는 EUㆍNAFTA와 같은 역내 FTA가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내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이 아직 10%를 밑도는 이유도 역내 채권시장이 발달되지 않은 데 있다. 그 결과 막대한 외환 보유액이 역내에 투자되지 못한 채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달러 표시 미국 국채나 유로 표시 유럽 국채에 장기 투자되고 있다. 그리고 정작 필요한 외자는 단기 차입이나 외국인 단기 투자자금에 의존하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기간ㆍ통화 불일치 문제는 외환 위기의 원인이 되고 있다.



1997년 동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이 같은 문제가 부각되자 정부가 나서 '동남아국가연합(ASEAN)+3' 회의를 열고 있다. 근년에는 한중일로 구성된 A3 회의도 열고 있지만 아직 유효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년간의 노력 끝에 역내 환율 안정과 외환위기 방지를 위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협정(CMIM), 역내 채권시장 발전을 위한 아시아 채권시장 이니셔티브(ABMI), 아시아채권펀드(ABF)는 대부분 동북아의 외환 보유액을 이용한 동남아 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정작 동북아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이뤄진 것이 없다.

공동기금ㆍ다자 개발기구 만들 필요

동북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면서도 역내 협력체제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다. 따라서 이제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이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협력체제 마련을 위해 노력할 때다. 외환 보유액 중 2,000억달러 정도를 떼어내 역내 공동기금을 만들어 동북아 외환시장 안정과 채권시장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동북아의 화약고'인 북한 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점증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북한이 거부감을 덜 갖는 방식으로 개혁ㆍ개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국이 전면에 나설 경우 북한은 이를 주저,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동북아개발은행 같은 다자간 개발기구를 설립해 개방ㆍ개혁을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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