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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원 사수 의지…약효 오래 못갈듯

약달러 대세…흐름 타면서 위험관리 나서야<br>R&D지원 경쟁력 제고·인프라 개선등 바람직

개입으로 환율하락 물살을 거스를 수 있을까. 외환시장 딜러들에 그동안 개입을 자제해온 외환당국이 10일 작심하고 대규모 개입에 나섰고 이에 시장에서 1달러당 1,107원을 경계선으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오전 장 개장과 함께 나온 달러매수 개입은 장중에도 몇 번 이어졌다. 개입물량이 오전에만 20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에서는 최근 들어 가장 강한 어조의 구두개입이 나왔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환당국은 최근 외환시장 심리가 지나치게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잠시 환율이 오름세로 반전된다고 하더라도 그 약효는 오래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무엇보다 실탄이 이전처럼 넉넉하지 않다. 올해 국회에서 승인받은 외평채 발행한도 18조8,000억원 중 남은 것은 2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시장개입에 대한 부정적 여론 또한 부담이다.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개입에 따른 매매손에 대해 혼쭐이 난 상태에서 운신의 폭이 어느 때보다 좁은 편이다. 하종수 외환은행 차장은 “오늘 개입이 강력하게 나왔지만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방향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외환당국 역시 그렇게 기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차장은 “최근 1,140원선이 붕괴된 후 하락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에 당국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는 ‘속도를 조절해달라’는 메시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입은 외환당국이 적어도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막아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후유증이 우려된다. 하 차장은 “외환당국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특정 선에 방어 레벨을 정해놓은 개입은 거의 예외 없이 실패로 귀착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방어 레벨이 무너질 경우 그 이후 하락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당국이 개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최근 당국이 1,140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방어하다가 이 선이 깨지자 하락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랐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약세가 대세인 만큼 흐름을 역행해 올라가기보다는 흐름을 타면서 위험관리에 나서는 편이 현명하다는 얘기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환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하기보다는 수출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R&D 지원, 인프라 개선 등 미시정책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미국의 달러약세 정책에서 비롯된 만큼 세계시장의 작은 영역을 차지하는 원화시장을 방어하는 것이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라는 점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수출기업. 특히 인지도와 품질경쟁력이 낮아 환율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중견ㆍ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불가피하다. 가장 좋은 대안은 수출입기업 스스로의 자구책 마련. 구체적으로는 환위험 관리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환변동보험ㆍ선물거래 등을 통해 환율변동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헤징하라는 것이다. 달러화에 집중된 결제통화를 유로화ㆍ엔화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 연구원은 유로 경제권 부상에 대응, 유럽 지역 공략을 강화하는 전략도 달러약세에 대비한 지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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