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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박물관 미술작품 한국서 본다

21일부터 '서양미술 400년전, 푸생에서 마티스까지'<br>바로크시대부터 현대까지 88명작가 119점 선봬

앵그르‘샘’

다비드의‘마라의 죽음’

프랑스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투어다.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던 작품 원작을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관람을 하지만, 빠듯한 일정으로 박물관 문만 나서도 무엇을 봤는지조차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프랑스 박물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전시인 ‘서양미술 400년전, 푸생에서 마티스까지’가 21일부터 내년 4월3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근대회화의 시조 푸생에서부터 현대미술의 거장 마티스까지, 17세기에서 20세기까지 약 400년동안에 걸친 서양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전시다. 특히 교과서에서 배웠던 화가들의 진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교육적이기도 하다. 바로크시대로 불리는 17세기에는 예술가가 단순한 장인이 아닌 창작자로 인정 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술사에서는 중요한 시점이다. 푸생의 미술이론을 추종하여 소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화가들과, 루벤스를 따라서 색채를 아름답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던 화가들이 서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면서 미술의 변화를 가져왔다. 18세기는 엄격한 선을 강조한 다비드와 그의 제자들이 고전주의 양식을 화풍으로 형성한다. 19세기는 들라크루아의 낭만주의와 앵그르의 신고전주의가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섰다. ‘선과 색의 위대한 논쟁’ 주제의 이번 전시는 400년간 미술사에 족적을 남겼던 88명의 작가 총 119점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작품의 70%가량은 랭스미술관 소장품들이다. 이번 전시의 최고 화제작은 나폴레옹의 수석화가였던 다비드(1748~1825)의 대표작 ‘마라의 죽음’(캔버스에 유채, 1793년경)과 도미니크 앵그르(1780~1867)의 ‘샘’, ‘물 속에서 태어난 비너스’다. ‘마라의 죽음’은 피 묻은 칼이 마치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듯이 화면에 그대로 놓여있어 사건을 기록적으로 보여준다. 평온함이 퍼져 나오는 얼굴과 늘어진 오른팔은 그리스도의 도상을 연상케 한다. 이 작품은 프랑스 정부 소속 베르사이유 문화재 복원연구센터가 이번 전시를 위해 10개월 이상의 복원을 거친 후 첫 모습의 한국나들이다. 앵그르의 두 작품은 고대의 여러 조각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만을 조합해서 완전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데 성공한 작품으로 미술사에 오르내린다. 우리가 흔히 보여진 작품은 오르세미술관에 걸려 있는 큰 사이즈지만, 이번 전시에는 큰 그림이 그려지기 전 먼저 세상에 태어난 미공개 원본 작품이다. 루브르박물관 소장품으로 수장고에 고이 보관되어 있던 앵그르의 놀라운 작품이다. 또한 최근에 발견된 고갱 판화 20점과 마티스가 랭스미술관에 직접 기증한 ‘재즈’판화집도 함께 서울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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