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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장수하는 기업의 비결

조태현<중소기업청 동인천 소상공인지원센터장>

인간이나 기업 모두 무병장수를 꿈꾼다. 장수하는 기업을 만드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중소기협중앙회가 지난해 말 30년 이상된 200여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장수 중소기업의 경영특성 및 애로 실태’를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결과 30년 이상 유지해온 중소기업들의 장수 비결은 다름 아닌 ‘한 우물 파기 경영’과 ‘끊임없는 기술혁신’이었다. 또한 장수 기업들이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경영전략은 기술혁신과 고객서비스ㆍ경영혁신의 순으로 조사됐다. 장수 비결에 대해서는 거래기업과의 신뢰구축을 가장 많이 들었고 경영 노하우 축적과 끊임없는 기술혁신, 그리고 직원간의 일체감 등도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장수 기업은 서기 578년에 설립된 일본의 공고구미(金剛組)라는 건설회사로 설립된 지 무려 1,400년이 훨씬 넘었다. 백제에서 건너간 목수 유중광이 시텐노우지라는 절을 지으면서 설립된 이 회사는 절과 성을 건축하고 유지ㆍ보수하는 특화된 건설업체다. 지난 95년 고베시를 강타한 대지진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건물이 바로 공고구미에서 지은 한 대웅전이었다고 하니 가히 그 기술력을 인정할 만하다. 이 밖에도 외국에는 수백년이 넘는 장수 기업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즐비한 상황이다. 국내 상장업체 중 최고령 기업은 동화약품이다. 97년에 동화약방으로 설립돼 118년이나 됐다. 조흥은행과 상업은행도 100년이 넘은 기업이라고 하나 상업은행은 100년이 되던 99년에 한일은행과 합병해 우리은행으로 바뀌었고 조흥은행도 신한은행으로 흡수돼 사라질 위기에 있다. 성창기업을 비롯, 경방ㆍ동양화재ㆍ삼양사ㆍ유한양행 등도 모두 80년이 넘는 장수 기업들이고 또한 업력이 50년 이상되는 상장사만도 70여개사에 달한다. 케빈 케네디는 2004년 발간한 ‘100년 기업의 조건’에서 기업이 장수할 수 있는 조건으로 ‘지배구조’ 와 ‘경영’을 꼽았다. 혁신ㆍ제품교체ㆍ전략ㆍ제휴 등 경영 측면에서 부닥치는 4가지 위기와 학습문화, 리더십 DNA, 기업지배시스템, 이사회의 감시 등 지배구조 측면에서 부닥치는 4가지 위기 조건들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윌리엄 오하라는 2004년 ‘성공의 세기’라는 저서에서 세계적인 장수 가족기업의 사례연구를 통해 그 성공 비결을 밝히고 있다. 그는 장수 가족기업의 성공요인으로 신뢰와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가족관계에 초점을 두고 첫째, 뚜렷한 기업목표 설정과 경제적 목표 추구를 통해 사회적 목표의 달성에 기여하고 둘째, 인간존중경영 아래 자본과 이익을 기업생존의 수단으로 삼으며 셋째, 장기적 관점에서 우수제품 생산을 통해 기업신뢰와 명성을 유지하고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점을 들었다. 또한 장수 기업들은 고객만족의 극대화 추구, 서비스 정신을 기업문화의 요체로 삼고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 회사로서 신뢰와 명성을 지키며 기업가정신과 성공적인 이미지 구축에 노력을 기울인다고 지적했다. 이상의 조사와 연구들이 시사하는 세계적 장수 기업들의 공통적 성공 요인은 무엇보다 경영자의 철저한 윤리의식과 긍정적인 기업이미지 구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장수 기업들의 공통점을 들자면 탄탄한 재무구조와 끊임없는 혁신, 그리고 더불어 사는 조직문화를 꼽을 수 있다. 결국 장수 기업들의 공통적인 비결은 우선 기업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경영활동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뢰와 명성을 지키고 기업가정신과 기업이미지 구축에 노력한다. 이와 함께 고유의 기업문화를 형성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를 추구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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