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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긴급 시장안정책 의미ㆍ내용] “방치땐 시장공멸” 급한불 끄기

한국은행이 13일 긴급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고 곧바로 투신사에 2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한 것은 휘청거리는 금융시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ㆍ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 위기에 이어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이라는 대형 악재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과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에 붙은 불길은 더 이상 시장 내부의 소화(消火)능력에 맡길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도 이 같은 위기의식과 함께 정부의 직간접적 요청 등을 배경으로 주식투자 규모를 늘리고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나서는 등 금융시장 안정노력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잇단 대책은 당장 `급한 불`을 끄는 효과에 그칠 뿐 시장의 불안감을 확실히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위험`과 `SK그룹 위기`라는 대형 악재로 인해 시장이 쇼크상태에 들어간 만큼 그 두 문제가 가라앉기 전에는 시장불안은 지속될 것”이라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기 위해 보다 강력한 안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국, 시장에 적극 개입= 한국은행은 이날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에서 RP 매입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만일 이대로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직접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혀 강력한 시장안정 의지를 보였다. SK글로벌 사태로 시중금리가 급등하고 투신권에 환매가 몰리는 등 자금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한은은 과거 대우 사태 때 1조원 어치의 국채를 사들여 시장을 진정시키는 등 외환위기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직접적인 유동성 지원에 나선 바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사실 대우사태 등과 비교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초기에 불을 끄기 위해 상황에 비해 더 강한 대책을 미리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시장은 확연히 진정되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날 채권 금리는 한 때 내림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다시 소폭 상승하는 등 `시장안정 대책`의 약효가 확실히 먹히지 않는 듯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은행들도 주식투자 확대=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지난 11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주가하락에 대해 은행들이 `기관투자가`로서의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자 은행들도 이에 적극 화답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주식투자 한도를 대폭 늘리거나 수익증권 등 간접상품 가입을 통해 실제 투자규모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라크전쟁 위기감 고조, 북핵 문제, 유가상승, 환율불안, 외국인 매도, 경제지표 악화 등 악재가 시장을 포위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증시수급이 개선 될 것으로 보고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동참하기로 했다”고 우선 우리은행이 은행계정의 상품주식 투자한도를 최근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일 주식형 수익증권 가입을 통해 이미 1,00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조만간 1,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지금까지 주식투자를 전혀 안 해 왔던 조흥은행도 수익증권 가입 등 간접투자 방식을 통해 300~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미은행은 주식투자 한도 500억원을 그대로 유지하되 현재 131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제 투자규모를 440억원 안팎까지 늘리기로 했다. 국민은행도 이미 5,000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다음달 초부터 주가연계채권(ELN)을 창구에서 판매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기업 자금난 막는다 = 기업들에 대한 자금압박이 가중되자 국책은행들이 서둘러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기업들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거래기업의 사정에 따라 만기 1년 이내의 단기대출을 3∼5년짜리의 장기대출로 전환하게 하거나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거래기업들이 통화스와프 등을 통해 환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토록 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금리 급상승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할인전용 어음보험` 협약을 맺고 중소기업 어음할인에 적극 나선다. 기업은행은 5%대의 저금리 혜택을 주고 신용보증기금은 보험인수 한도 우대와 함께 기존 어음보험보다 10% 정도 보험료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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