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을 떠났던 외국인 큰손들이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유동성이 대거 풀린데다 자산가격도 올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16일 부동산 금융 업계에 따르면 2010년 말 서울역 '서울스퀘어' 투자 실패 이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던 모건스탠리가 최근 부동산팀을 다시 부활시키고 한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모건스탠리가 서울스퀘어를 싱가포르계 투자회사인 '알파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에 매각할 당시 회사를 옮겼던 함중호씨도 최근 모건스탠리 부동산팀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건스탠리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0여년간 한국 부동산 시장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한 외국계 자본이었다. 그랬던 모건스탠리가 다시 한국 시장에 눈길을 두는 것은 상징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계 도이치자산운용도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도이치자산운용은 지난해 서소문동 올리브타워, 청진8지구 선매입 등 한국 시장에 7,50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선진국 큰손뿐만 아니라 중국계와 아랍계 자금도 한국 시장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올해 1·4분기 가장 큰 오피스빌딩 거래 중 하나인 충무로 '씨티센터타워(옛 쌍용빌딩)'는 싱가포르 AEW캐피털이 약 2,100억원에 사들였다. 또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투자청(AIDA)은 '스테이티타워 남산'을 5,000억원에 매입했다.
이처럼 외국계 큰손들이 다시 한국 시장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세빌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오피스 시장 거래에서 외국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했다. 이는 2013년의 11%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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