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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베네치아 상인에게 배워야 할 무역·외교 전략

■ 부의 도시 베네치아 (로저 크롤리 지음, 다른세상 펴냄)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은 우연히 쓰여지지 않았다.

작품 뒤에는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전통이 깃들여 있게 마련이다. 실제로 중세시대에 봉건적이고 토지 소유를 중시하는 피렌체를 방문했던 한 사람은 "베네치아에서는 모두가 상인이다"라고 놀라서 말했을 정도였다. 그의 표현대로 베네치아에서는 지도자격인 도제는 물론, 예술가, 여성, 하인, 성직자들까지 무역에 참여했다.

현금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 상인들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었고, 배에서 일하는 노잡이들과 선원들은 외국 항구에 가지고 가서 판매할 소량의 상품을 늘 가지고 다녔다.

책은 베네치아의 창조 신화는 무역이었고, 영웅은 바로 상인들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들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온갖 물건을 사고 팔았고, 이익을 위해 무수히 협상하고 흥정하였다는 것이다. 그들은 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고자 했으며, 통제할 수 없는 바다, 해적들의 약탈, 강탈이나 사기, 해당 국가의 정치적 격변, 상업적 경쟁 등 어려운 고난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겨냈다.

이러한 베네치아의 특징은 1343년, 그들이 교황에게 이슬람 세계와의 무역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한 내용 속에 잘 드러난다. 그들은 "베네치아는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상인들의 노력으로 성장하고 발전했고, 무역 이외의 다른 삶의 방식은 모르기 때문에 무역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4차 십자군 원정으로 인해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때에도 베네치아인들은 철저히 이윤을 추구했다.



책은 덧붙여 "베네치아 상인들은 흥정의 심리학에 조예가 깊은 냉정한 상대들이었다"고주장한다. 그들은 리스크, 수입과 순익을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계산하였고, 세상의 모든 물건을 거래했다. 심지어 이슬람 지역인 레반트에서도 상호간의 의심과 종교적 갈등을 초월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14~15세기에는 지중해 무역을 놓고 수많은 세력이 이권 다툼을 벌였다. 무대는 아시아의 초원지대에서 레반트의 항구들까지 였으며 흑해, 나일 강 삼각주, 아드리아 해, 발레아레스 제도, 그리스 해안을 망라했다.

그 속에서 베네치아의 외교력은 빛을 발했다. 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면 제노바나 카탈루냐는 무장한 갤리선을 보내 해당 국가를 공격했다. 하지만 베네치아는 충분한 해군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력 대신 외교로 문제를 풀어나가려 했다.

베네치아는 수세기 동안 상업 활동을 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완전히 파악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국가와 글로벌 기업들이 베네치아의 역사를 배우고 있다고 책은 말한다. 그 속에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무역을 통해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방법과 외교를 통해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우위를 차지하는 법 등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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