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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설/6월 26일] 실망스런 터키·러시아의 이란 정권 지지

최근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대립하는 세력들은 명확히 구분된다. 항의 세력은 이란의 자유를 꿈꾸는 시민과 개혁적 성향의 일부 성직자들이고 이를 억압하는 세력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연임을 밀어붙이려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그의 심복 바시지 민병대 등이다. 여기에 외부세력인 러시아와 터키 등도 현 집권층을 지지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영국과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이 간섭해서 반정부 시위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19일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가장 악한 세력은 영국 정부다"라고 천명했고 이에 이란 정부는 22일 자국에 주재한 두명의 영국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이란은 자신을 지지하는 다른 외부세력을 갖고 있다. 러시아는 현 집권세력을 지지하는 한 축이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를 방문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았으며 22일 이번 대선 결과를 인정했다. 러시아 정부는 외무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공식성명서(러시아어로 작성)에서 "이란 대선은 오직 국내 문제"라면서도 "우리는 이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의 이란 지지는 철저하게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다. 먼저 이란이 러시아산 상품, 특히 무기류를 많이 구매한다는 점이 한 이유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임기 내내 미국을 힘들게 하며 견제해 줬다는 게 또 다른 이유다.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의 이웃 국가인 이란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녹색 혁명'이 성공할 경우 독재적 성향의 러시아 실권자 블라디미르 푸틴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반면 터키의 이란 지지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이슬람 혁명 운동에 뿌리를 두고 터키 정부는 한때 서방세계 및 이스라엘과 우호적 관계를 맺으려고 했으나 최근에는 반이스라엘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이란 정부에 손을 내밀고 있다. 이슬람 사회에서 가장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인 터키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수백만의 이란 국민을 지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는 데 터키와 러시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이란 국민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미 정부는 무슨 근거로 이들 나라에게 기대를 거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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