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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팔아 소 사료값 대고 있어요"


“암소에게 주는 사료량을 3분의 1로 줄였어요.”

사료값 급등에 소 값은 폭락하면서 축산농가들이 절망하고 있다.

암소 40마리와 수소 70마리 등 소 110마리를 키우고 있는 충남 홍성의 심성구(54)씨는 8일 “암소는 1마리당 하루에 사료 4㎏을 주던 것을 1.5㎏으로 줄이고 볏짚 등으로 허기를 채우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220만~230만원에 들여온 송아지를 20여 개 월을 키워 지금 내다 팔아 봐야 암소가 200만원, 수소도 300만원 이상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료값을 감안하면 마리당 100~150만원 손해다.

심 씨는 “한달 사료값이 600만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소 3마리를 팔아야 사료값을 댈 수 있다”며 “결국 소가 소를 잡아먹는 셈”이라며 허탈해 했다.

충남 한우협동조합 김춘배 조합장은 “조합원이 410여명 가량인데 최근 6개월 이상 사료값이 연체된 것만 무려 6억원에 달한다”며 “소를 팔아치우고 축산업을 접는 도산농가가 벌써 10여곳에 달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합천군 합천읍에서 30년째 축산농을 하는 이상봉(54)씨는 번식우(송아지를 생산하기 위한 소)에게 주는 사료를 하루 2~3㎏로 줄였다. 소값 폭락 전에는 4~5㎏의 사료를 먹였다.



이씨는 “소들이 뼈만 앙상할 정도로 야위었다”면서 “주인이 나타나면 먹을 것을 달라고 음매~ 음매~ 하며 우는데… 이 모습을 보면 가슴이 저민다”고 탄식했다.

최근 가축시장에서 어미 한우 한마리가 2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으며, 마리당 100만원 이하로 하락한 소들도 적지 않았다고 이씨는 말했다.

이씨는 “정부가 외국산을 무분별하게 수입하는 바람에 소 값이 폭락했는데도 농민들이 소를 너무 많이 키워 일어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예산을 들여 소들을 수매하고, 한우로 둔갑하는 외국산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녕군 영산면에서 소 10마리를 사육하는 송춘섭(61)씨는 “축산 농가들은 저마다 생산 원가를 줄이느라 죽을 힘을 다해 애쓰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 나서 이번 파동을 빨리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ㆍ합천=황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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