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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FA - 50… 과연 기대 부응할까


'FA-50이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이라면 도대체 창조경제의 실체는 뭔가.' 박근혜 대통령의 'FA-50 창조경제 모델론'이 논란을 낳고 있다. FA-50 개발과 실전 배치가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속을 알고 보면 고평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군의 강원도 원주기지에서 30일 열린 FA-50 전력화 기념식에서 박 대통령은 또 "FA-50은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이기도 하다"며 "FA-50 개발로 약 7조6,000억원의 국내 산업 파급 효과와 2만7,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고 2013년도 역대 최대 방산수출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언급을 정리하자면 'FA-50이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이고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낳았다' 두 가지로 요약된다.

문제는 두 가지 다 대통령의 치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국내 산업 파급 효과의 상당액은 국내에 남지 않는다. 원 기체인 T-50을 설계하고 엔진을 제공한 록히드마틴의 몫이기 때문이다. '국산 전투기'라면 모를까 '순수 국산 전투기'로 부를 수 없는 이유도 이런 까닭에서다.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원하는 대로 T-50 패밀리의 한 기종이 미국 공군의 훈련기로 채택돼 대량 수출이 성사되더라도 셈법의 무리는 남는다. 대부분을 미국에서 생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설계와 엔진, 레이더를 수입한 기체를 순수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것보다 더한 문제는 이를 창조경제의 산물로 보는 시각이다. 설계를 미국에 의존해서라도 국산 전투기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김영삼 전 대통령 때 시작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지난 2002년 8월 T-50 처녀비행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원형기인 T-50을 기반으로 전술입문기 TA-50과 경공격전투기 FA-50이 개발, 생산된 것도 이전 정권의 몫이다. 창조경제와는 관련이 없다.



오리지널 T-50을 각종 파생형으로 제작한 것이 창조경제라는 해석도 어불성설이다. 해외의 파생형 제작 및 업그레이드 사업과 비교하면 한국의 항공기술은 아직 유아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미국은 1970년대에 초도기가 나온 F-16를 세계 각국에 판매하고 레이더와 항전장비를 교체하는 업그레이드 사업으로 아직까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한국 공군의 보유한 KF-16 전투기 134대를 개량하는 사업을 놓고 미국 정부와 BAE시스템즈(본사는 영국, 공장은 미국에 위치한 다국적 기업)가 우리 정부에 추가로 웃돈을 요구할 수 있는 것도 기술력 덕분이다.

FA-50을 두고 창조경제의 성공모델이라고 한다면 국민들에게 먹힐지는 몰라도 해외에서는 비웃음감이다. 그나마 T-50 기체의 개량 발전도 대부분 원설계사인 록히드마틴에 의존했다. FA-50은 작은 체격의 우수한 전투기지만 창조경제의 상징에는 모자란다. 창조경제에 먹칠을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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