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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후쿠시마로 놀러 오라고?


"이제 후쿠시마ㆍ미야기ㆍ이와테 등 재해지역 3현(縣)은 일상생활에 위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관광객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17일 미조하타 히로시 일본 관광청 장관이 한국을 찾아 일본 여행의 안정성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서툰 한국어로 애국가를 부르며 한국 관광객 유치에 안간힘을 썼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후쿠시마 원전이 본격 수습 단계인 냉온정지(cold shutdown) 상태며 연간 방사선 피폭량이 20밀리시버트(mSv) 미만인 원전 사고 주변지역 주민들을 오는 4월부터 귀가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대로 믿어도 될까. KBS가 지난해 12월 방사능 오염이 가장 심각했던 나미에마치ㆍ이다테무라지역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피해지역 주민들은 방사능 피폭 수치가 되레 높아지고 있다고 반발했고 귀 없는 토끼가 나타나 불안에 떨고 있었다.



원자력 안전을 연구하는 해외 학자들은 "일본 정부가 안전한 수치라며 제시한 20mSv는 절대 안전하지 않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권고하는 원전 근로자들의 연간 방사능 피폭 수치가 5mSv인데 일본 정부가 기준치를 지나치게 높였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15개국 240명의 연구자들이 '일반인들의 안전한 연간 방사능 피폭수치'가 1mSv 이하라는 결론지은 논문 등이 그 근거다. 동일한 방사능에 피폭당한 5세 미만 여아가 암에 걸릴 확률은 30대 남성보다 5배 이상 높으며 이 지역 여아들이 성장해 가임기에 접어들면 기형아 출산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인근 국가임에도 일본 정부가 사고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하지 못해 국민의 불안감만 키웠다. 이제 교역 마찰을 우려해 일본 정부의 말만 믿고 섣불리 일본 농축수산물과 중간가공재의 수입 규제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

원전 사고는 발생 이후가 더 위험한데 일본 정부의 장관이 사고 발생 10개월 만에 이웃나라에 와서 "아무 문제가 없다"며 관광을 권유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1986년 터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사망자가 20만명에 이르고 기형아 발생 빈도가 줄지 않는 등 2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후쿠시마의 재앙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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