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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스스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선출 156일 만이자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 논란과 관련해 "배신의 정치"라며 사퇴를 압박한 지 2주 만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사실상 '사퇴 권고'로 결정된 의원총회 결과를 전해 들은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총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제 거취 문제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은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크다"며 "죄송하다"고도 했다.
그는 그간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켰던 이유에 대해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법과 원칙·정의"라고 말했다. 의원들 손으로 선출한 원내대표 자리를 대통령의 '비토'만으로 내려놓을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 결정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총 33명이 발언한 가운데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일부 비박계 의원들은 표결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소수에 그쳤다. 의총에서는 이 같은 뜻을 유 원내대표에게 전하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불신임' 결정이다.
김무성 대표는 의총 후 곧바로 이 같은 결과를 유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유 원내대표는 소식을 들은 뒤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곧바로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퇴 회견문은 전날 본인이 직접 작성해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 측근 의원은 "이미 (사퇴 회견문이) 준비돼 있었다"며 "미련 없이 깨끗하고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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