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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단물 빼먹기' 심해졌지만… 外人 지배력 커 눈치보기 급급

■ 올 중간배당 절반 외국인이 챙겼다<br>'먹튀' 논란 론스타 2분기 5000억 깜짝배당 금감원 만류도 무위 그쳐<br>"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올 배당 사상최고 예상"


외환은행 최대 주주인 론스타가 지난 7월1일 사상 최대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열자 외환은행 노조원들이 서울 중구 을지로의 외환은행 본점에서 고액배당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동호기자

'증시 단물 빼먹기' 심해졌지만… 外人 지배력 커 눈치보기 급급 ■ 올 중간배당 절반 외국인이 챙겼다'먹튀' 논란 론스타 2분기 5000억 깜짝배당 금감원 만류도 무위 그쳐"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올 배당 사상최고 예상"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외환은행 최대 주주인 론스타가 지난 7월1일 사상 최대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열자 외환은행 노조원들이 서울 중구 을지로의 외환은행 본점에서 고액배당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동호기자 지난 7월1일 금융감독원이 발칵 뒤집혔다. 외국계 자본 ‘먹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외환은행이 무려 1조원에 달하는 2ㆍ4분기 중간배당을 결의하면서 대주주인 론스타에 사상 최대인 5,000억원을 배당금으로 바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시가배당률만 15.5%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했던 중간배당률(0.8%)의 20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금감원이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을 긴급 소환하며 막아보려 애를 썼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외환은행은 한술 더 떠 두 달 후인 9월9일에는 3ㆍ4분기 배당도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외국인의 지분율이 48.53%를 차지하고 있는 포스코는 올 8월 주당 2,500원의 중간배당을 위해 총 1,931억원을 썼다. 외국인은 이를 통해 가져간 자금은 약 937억원.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상장사 중 외환은행 다음으로 많은 배당수익금을 가져간 셈이다. 특히 포스코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지만 시가배당률은 오히려 0.50%에서 0.56%로 높아졌다. 고배당을 통한 외국인들의 ‘상장사 우려먹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올 중순까지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과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었던 외국 자본이 이번에는 배당 잔치를 통해 또 한 번 국내 증시의 단물을 빼먹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때 개방의 문을 너무 열면서 국내 증시가 외국인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외국인들의 배당 잔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0회계연도의 경우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결산 배당을 통해 가져간 배당수익금은 4조414억원. 전체 배당액(9조1,540억원)의 44%가 외국인의 수중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는 전년(3조1,645억원)에 비해 약 9,00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고 2008년(2조7,731억원)에 비해서는 46%나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올해 외국인이 중간배당을 통해서만 챙겨간 이익금은 약 1조원이 넘는다. 전체 중간배당 가운데 외국인 비율이 48%에 달하는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올해 외국인이 본국으로 가져갈 배당액은 지난해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대형 증권사의 한 해외법인 임원은 “외환은행의 고배당 정책이 최근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전체 상장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2007년(4조9,398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증시 수익 빼먹기는 배당만이 아니다. 비록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익 비중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환차익 역시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갖고 노는 하나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 중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유입된 것은 26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8일 국내 환율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 종가가 1,178원50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도 최소 20원 이상 환차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8월 유로존 위기 이후 빠져나간 유럽계 자금 대부분 역시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환차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추론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국내 증시 과실 빼먹기가 가능한 것은 주요 상장사 대부분이 외국인의 영향력 속에 그대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외국인 비중이 시장(33%)보다 높은 곳은 7곳에 달한다. 특히 삼성전자와 신한지주ㆍKB금융은 50%가 넘는다. 사실상 외국기업인 셈이다. 대형 상장사의 한 임원은 “기업 정책을 수행하면서 외국인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배당의 경우 이전보다 줄이거나 정책 변화를 보일 경우 외국인이 반발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상장사의 배당 정책에 대해 일정 수준의 규제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의 고배당 문제는 6~7년 전에도 금융 당국 내부에서 한 번 거론된 적이 있지만 그때도 외국자본 이탈 우려 때문에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기순이익을 과도하게 넘어서는 배당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메가톤급 시한폭탄 터지나… 얼마나 심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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