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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공룡 KT-SK, 해외 한류사이트 경쟁

●KT, 북미 최대 사이트 '숨피' 경영권 확보<br>한국 배우·아이돌·드라마 정보 제공<br>●SK, 미국 글로벌TV 사이트 '비키'에 투자<br>드라마·영화 40개 언어로 자막 서비스

'숨피'(soompi.com)는 북미 최대 한류사이트다. 미국 LA에 사는 재미교포 수잔 강 씨가 지난 1998년 문을 연 뒤 한류 열풍이 본격적으로 영어권에 미치면서 미국 내에서 K-POP과 한국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정보가 가장 활발히 오가는 사이트로 확장됐다. 현재 한류 영문 사이트 가운데 가장 큰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비키'(viki.com)는 전세계 드라마, 영화 등을 영어뿐 아니라 150여개 국가의 언어로 번역해 자막을 제공하는 미국내 글로벌 TV 사이트. 2010년 12월 하버드대와 스탠포드대 졸업생들이 첫 서비스를 시작한 뒤 각 국가별 언어로 자유롭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가수 '싸이' 붐이 일자 '진짜 일등 공신은 100만명의 비키 번역자들'이라는 얘기가 나왔던 것도 다국어 지원 시스템을 염두에 둔 것이다.

국내최대 통신기업인 KT와 SK그룹이 각각 이 두 한류 관련 사이트를 인수하거나 지분 참여한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재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011년 12월 국내 동영상 검색엔진 개발업체인 엔서즈를 인수, 자연스럽게 '숨피' 경영권까지 확보해 해외 한류시장에 진출했다. 엔서즈가 그 해 2월 숨피를 인수한 상태여서 KT가 엔서즈를 통해 숨피를 우회적으로 경영하는 모양새다. 숨피는 현재 한국 배우와 아이돌그룹, 드라마 등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국내 방송사들이 미처 제공하지 못하는 한국 드라마의 영문자막도 제공하고 있다.

KT측은 "'방통융합'환경에서 '숨피'같은 한류 사이트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며 "IPTV 등 방송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과 연계시켜 숨피를 글로벌 한류 미디어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SK그룹은 자회사인 SK플래닛을 통해 미국내 글로벌 TV 사이트인 '비키' 에 지분투자 하는 방식으로 해외한류 확산 경쟁에 나서고 있다. SK플래닛은 지난 2011년 10월 영국 BBC월드와이드와 함께 '비키'에 지분을 투자, 공동 경영하는 형태로 한류경쟁에 가세한 상태다. 비키는 KBSㆍMBCㆍSBS 등 국내 방송사는 물론 NBC, BBC 등 다국적 방송사로부터 확보한 드라마나 영화 등을 다국 언어로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원번역가나 자원봉사자들이 동영상에 자막을 입히면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내려 받아보는 시스템이다. 한국드라마의 경우 40여개 언어로 자막이 만들어져 뿌려진다. 영어뿐 아니라 각국 언어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전세계 팬들이 몰려드는 구조다.

SK측은 "구체적인 투자 지분율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다만 지분투자로 이사회 멤버 총 5인중 한석을 확보한 상태"라고 만 밝히고 있다.

KT와 SK는 국내에서 통신기반 기업으로 방송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통신을 기반으로 방송을 확대해온 두 그룹이 해외한류사이트를 통해 던지는 승부수들이 어떤 결과물로 나타날지 관심을 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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