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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회사의 성장은 직원 행복으로부터-황순하 UL코리아 사장


성장하지 못하는 회사는 본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건강하고 지속적인 성장은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왕도는 없겠지만 '행복한 직원'이야말로 기본이자 핵심이 아닐까. 회사가 먼저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면 행복한 직원이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행복한 고객이 회사를 성장하게 한다. 미국 올랜도의 디즈니월드는 모든 단기 아르바이트 직원에게까지 철저한 직무교육을 하기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즐겁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회사는 어떻게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금전적 보상이나 승진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길어야 세 달이면 다시 덤덤해진다는 것이 여러 조사를 통해 이미 밝혀져 있다.

필자는 직원의 눈높이에서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하의상달식 토론을 거쳐 참여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직원들이 공감하고 따를 수 있는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실행과정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끼게 하면 어떨까. 필자가 몸담은 UL에서는 개인의 삶의 지평을 넓혀주기 위해 여러 활동을 지원한다. 수제 맥주나 와인, 중국 차 등 직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에 대해 사내강사를 발굴해 강좌를 열고 개인적으로 가기 어려운 독특한 장소에서 사내행사를 열어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출퇴근 시간을 달리하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직원 가족들을 회사로 초대해 레크리에이션과 야구 관람 등을 함께 즐기고 주말에는 직원들의 가족행사나 공부방을 위해 사무실을 개방하니 직원들 반응이 매우 좋았다.

직장생활을 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를 없애거나 사무실 환경을 개선하고 아침 일찍 오거나 야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음식물을 준비해놓는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직장은 항상 과중한 업무의 압박에 시달리는 곳이라 그런 배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아예 직장을 일하는 곳일 뿐 아니라 놀 수도 있는 곳으로 정의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노는 것'을 챙겨주는 것도 회사의 몫이다. 두 달 주기로 팀 대항 올림픽, 전 직원 당구대회, 야외 소풍 등 정기 사내 이벤트를 열고 있다. 활기가 생기니 업무에 집중하고 서로 친해지니 부서 간 업무협조도 원활해졌다. 올해 초 방한한 본사 고위임원들이 UL코리아가 매년 높은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직원들의 표정이 밝은 것을 보고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직원들은 "잘 노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행복 경영'을 내세우며 직원의 행복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직원들을 옭아맴으로 기업 성장을 이루던 시대는 지나갔다. 회사를 위해 일한다는 사고도 이미 구식이 됐다. 개인의 성장과 즐거움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자 한다면 회사는 어떻게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갈지 고민해야 한다. 오죽하면 'CEO'를 '치프 엔터테인먼트 오피서(Chief Entertainment Officer)'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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