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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확보 국제적 시장주도권 다툼 가속

'고유가' 상황 지속 불가피<br>국제 투기자금 유입·수급 악화등 부채질…美·中·日등 새 에너지 동맹관계 형성할듯

19세기 이전의 전쟁은 대부분 황금을 둘러싸고 전개됐다. 그러나 2차대전 이후인 20세기 후반 이후의 전쟁은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석유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한 작금의 고유가 상황도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원을 둘러싸고 국제적인 헤게모니 각축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많은 석유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회복, 중국의 고성장 등에 따른 국제석유시장의 수급관계를 국제유가 상승의 주원인으로 꼽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세계 석유시장을 둘러싼 각국간의 에너지 정치화가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에 고유가 상황은 일시적이 아니라 추세적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산유국에 원유 증산을 요구하고 사우디 등 중동국가들이 입버릇처럼 증산을 다짐하지만 국제유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에너지에 대한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수 없다는 상충된 인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친미국가를 포함한 중동 산유국들은 미국이 이라크 점령을 계기로 힘의 우위에 서 있을지언정 땅속에 뭍혀 있는 원유는 자신들의 것이라고 생각해 고유가 상황을 은근히 방조하고 있다는 것이 국제 석유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에너지 확보를 둘러싼 신국제질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거대 에너지 소비국들의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이 날로 심화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지난해 배럴당 20달러대에서 최근 35~38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는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앞으로도 30달러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화되고 있는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 이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이 배럴당 8∼1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저금리, 달러화 약세, 유가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투기자금이 국제원유시장으로 유입돼 유가의 변동성이 증가했고 실제 수급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고유가 지속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고유가 시대가 열리면서 에너지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국제질서에도 거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석유생산국들 중에서는 러시아의 급부상이 가장 큰 변화로 꼽히고 있다. 러시아는 원유뿐 아니라 향후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천연가스 역시 세계 1위 보유국이자 생산국이어서 앞으로 세계 자원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연구소는 소비국들간에 미국ㆍ중국ㆍ일본 등이 에너지 확보를 둘러싸고 새로운 에너지 동맹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과 북해 유전 고갈에 대비, 러시아와 에너지 동맹을 가속화하고 사우디 견제를 위해 이라크 석유개발 및 증산을 도모하는 것이 그 예다. 중국의 경우 에너지 확보를 위해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면서 일본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관계의 재편에 대비, 국가 차원의 에너지 안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인식을 기존의 ‘전통적 수급 안보’ 차원에서 ‘경제안보 및 국가안보’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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