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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 젊은이들의 막강한 구매력
입력2006-02-14 16:01:52
수정
2006.02.14 16:01:52
밸런타인데이를 앞둔 지난 12일. 베이징(北京)의 대표적인 쇼핑센터가 몰려 있는 왕푸징(王府井)에는 20~30대 젊은이들이 이성친구에게 줄 선물을 고르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인근에 있는 백화점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밸런타인데이 선물세트를 대거 내놓고 이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백화점의 상술도 기상천외하지만 가격대를 보면 더욱 놀랍다. 1,000위안(약 12만원)대는 기본이고 1만위안이 넘는 상품도 곳곳에 진열돼 있다. 쇼핑을 나온 20대 여성은 “가격은 중요한 게 아니다. 남자친구가 선물을 받고 기뻐하면 그 자체로 만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들도 젊은 연인들의 지갑을 열게 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베이징 호텔업계는 2,000~4,000위안대의 1박2일 숙박 패키지를 줄줄이 내놨다. 풍선ㆍ꽃 등으로 장식된 방에 여성을 위한 선물과 고급 와인 등을 비치해 연인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 정도까지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 우리 돈 1,000만원이 넘는 상품까지 나와 젊은이들의 구매력을 자극하고 있다. 상하이(上海)에 있는 포트만 리츠칼튼호텔은 초호화 유람선으로 도시 전경을 구경하고 프레지덴셜 스위트 룸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18만8,888위안짜리 패키지 상품을 준비했다.
베이징 샹그릴라 호텔도 9만9,999위안 상당의 상품을 내놓았다. 19만9,999위안짜리 금 장미도 백화점 진열장을 장식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703달러(약 165만원)에 불과한 중국의 현실을 감안할 경우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명분만 있으면 소비를 늦추지 않는 중국 젊은이들의 이런 소비추세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데 있다.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정부의 가족계획으로 1가구 1자녀 시대 이후 태어난 ‘소황제’들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막강한 구매력을 자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중국시장을 공략하려는 우리 기업들이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같은 돈을 쓰더라도 소비하는 방법이 다른 중국 젊은이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그것도 중국 기업보다는 한발 앞서야만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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