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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정책 언제까지
입력2003-05-19 00:00:00
수정
2003.05.19 00:00:00
지난 3월27일 청와대 본관.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했다. 경제부처 장관들은 다소의 긴장감 속에서도 자신의 철학을 담은 정책운용 방향을 가감 없이 내놓았다. 이날 끊임없이 논란이 돼온 경유승용차와 경차 규격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마침표를 찍었다. 오는 2005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적용되는 유로-3 경유차량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판매를 허용하고, 경차 규격은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800CC에서 1,000CC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해 당사자중 하나인 GM대우가 경차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나서는 등 반발했지만, 오랜만에 정책의 중심이 잡혔다는데 시장은 나름대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40여일이 흐른 5월7일 인천상공회의소.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GM대우의 텃밭에서 “인천지역 1,400여 GM대우 협력업체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유예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을 바꿨다. 한달 남짓만에 정책의 골간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현장이었다.
그로부터 나흘 뒤. 환경부는 이날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경유차 시판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상반기중 법 정비를 마치겠다는 대통령 앞에서의 `다짐`은 환경단체의 반발 앞에서 맥없이 주저 앉았다.
지난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회의에 참석한 김진표 부총리는 규제완화와 함께 기업들이 앵무새처럼 되뇌어온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업 총수들은 부총리의 말을 믿고 모처럼 환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총수들은 이어 대통령의 미국 방문길을 수행하며 한국 경제 알리기에 나섰다.
헌데 기업들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대통령 앞에서의 결정을 뒤엎는 정책, 원칙없이 갈무리된 화물연대 파업 …. 기업들은 오는 6월 미국과 영국 등을 돌며 대규모 IR에 나선다. 과연 흔쾌한 마음으로 정부의 정책을 홍보할 수 있을까.
<김영기기자(산업부)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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