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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개미들의 '묻지마 귀환'

"제가 처음으로 주식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 종목 어때요?" 중견 기업을 다니고 있는 한 후배가 전화를 통해 물어온 말에 해당 종목을 들여다 봤다. 요새 유행하는 테마인 '바이오'가 회사 이름에 들어간 이 종목은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의 상한가를 쳤고, 그 사이 두 번의 하한가를 맞았다.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80%가 넘는 주가상승률을 기록 중인 이 회사는 2008년부터 2년간 영업 적자를 냈고 지난해 역시 지난 3ㆍ4분기까지 적자 상태다. 이 후배에게 종목 선택의 이유를 물었다. "옆자리에 앉은 회사 선배가 괜찮다고 해서요." 개인들이 국내 증시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2,000선을 넘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올해 이후 개인이 순매수한 주식 액수는 1조원을 넘어섰고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 융자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실질 금리가 '제로(0)'상태인지 오래고 부동산 시장 역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요새 연일 사상 최고 행진을 벌이는 주식 시장에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또 현 지수가 국내 기업들의 이익 수준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기자 역시 동의하는 편이다. 역시 문제는 주식시장을 대하는 개인 투자자의 태도다. 옆 사람의 말 한 마디에 돈을 빌려 어떻게 굴러가는지도 모르는 시장에 덥석 맡겨버리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증시 2,000시대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이 같은 묻지마 투자 아니 투기는 매번 실패했다. 실제 증시가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했던 2007년 10월 대비 현재 주가가 높은 종목은 그렇지 않은 종목의 1/2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한다는 중ㆍ소형주가 수익을 낸 경우는 더욱 적다. 어느 날 사석에서 "개인이 기관투자가를 이길 수 있다고 믿는 건 방망이 한번 휘둘러 본 적 없는 사람이 프로 선수의 공을 칠 수 있다고 여기는 것과 같다"고 한 모 리서치센터장의 말을 내 후배에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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