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잔 총재는 센트럴뱅킹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거시경제학자들이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리스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그는 "세계가 (자산거품 붕괴)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또 한번의 충격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라잔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기 3년 전인 지난 2005년 이미 금융 부문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문제는 여신 증가가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에서 비롯된 자산 가격(거품)"이라고 지적하며 "금융위기는 경제성장처럼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막상 터지기 전까지는 리스크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선진국들의 일방적 양적완화를 비판해온 라잔 총재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초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투자자들은 그 와중에 도박을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남들보다 한발 앞서 빠져나가겠다는 생각이지만 모두가 한꺼번에 출구로 향하면 시장은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자본의 대규모 유출입으로 인도 등 신흥국이 피해를 보는 것처럼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도 초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대거 몰려들며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라잔 총재는 "(자금유입으로)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는 한편 자산 가격이 치솟고 통화(유로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더 많은 돈이 유입되고 통화도 더 오르는 '자기실현적(self-fulfilling)' 과정이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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