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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떠난 귀신고래 이번엔 돌아올까

2012 울산고래축제

운이 좋으면 고래바다여행선 주위로 유영하는 고래 떼를 구경할 수도 있다. 4~6월 사이에는 고래를 볼 수 있는 확률이 35%까지 높아진다. /사진제공=고래문화재단

어업지도선을 타고 의기양양하게 고래를 촬영하러 외항으로 나갔지만 기자를 맞은 것은 2.5m짜리 파랑이었다. 겁을 먹고 뭍으로 되돌아 오니 수족관에서 돌고래가 기자를 반겨줬다.

12가지 맛을 낸다는 고래고기. 처음 먹는 사람은 특유의 누린내를 견뎌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0마을미술 프로젝트' 에 선정되면서 구간별로 테마를 나눠 벽화들이 그려진 신화마을.

고래 사진을 찍겠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바다로 나섰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울산내항의 물결은 거울처럼 잔잔했다. 17톤짜리 어업지도선이 외항으로 향했다. 어업지도선 선장은 "파고가 2.5m는 될 것"이라며 "고래 구경은 일찌감치 단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외항으로 나서자 지도선 정면에 보이던 수평선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파도를 탔던 배가 저점을 향해 곤두박질을 칠 때면 정면에는 시퍼런 물만 보였고 파도 위로 솟아 오르니 찌푸린 하늘만 보였다.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돌아가자"고 했다.

하지만 고래축제 기간인 오는 4월부터 6월 사이에는 파도가 낮아지고 배를 타고 외항으로 나가면 고래를 구경할 확률은 35%정도로 높아진다. 고래의 회유가 많지 않은 이달까지는 고래를 볼 확률이 25% 정도다.

귀신고래 다시 보길 바라며 매년 축제… 올핸 내달 26~29일 장생포 등서 열려

울산 장생포는 전시관이나 놀이공원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는 돌고래는 물론 한국특산 귀신고래와 밍크고래까지 볼 수 있는 고래의 낙원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 박사는 지난 1912년 일본에 들렀다 '악마의 물고기(Davil's Fish)'라고 불리던 고래의 흔적을 쫓아 한국에 왔다. 그는 당시 한국인들이 귀신고래라고 부르던 고래를 발견하고 1년 동안 장생포에 머물며 연구논문을 발표해 '한국귀신고래(Korea Gray Whale)'라는 학명을 붙였다.

아쉬운 점은 십수년 전까지 울산 앞바다에 나타나던 귀신고래가 어선들의 왕래가 잦아지고 불법포획이 늘어나면서 모습을 감췄다는 것. 이에 따라 울산시는 장생포에 고래문화특구를 지정하고 귀신고래가 다시 나타나게 될 날을 기다리며 매년 '울산고래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귀신고래는 볼 수 없지만 2012울산고래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유망축제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올해는 4월26~29일까지 장생포와 태화강 일원에서 개최된다.

개막 행사로 '환상 고래섬…' 뮤지컬… 선사시대 고래잡이 재연 이색무대도

■ 2012 울산고래축제 내용

개막행사로는 창작 뮤지컬 '환상의 고래섬-연이의 대모험'이 26일 태화강 고래마당에서 진행된다. 이 공연은 동화 '피노키오의 고래 뱃속 모험' 스토리를 차용한 가족형 창작 뮤지컬로 최정원과 개그맨 강성범 등이 출연한다.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암각화를 모티브로 울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체험 프로그램 '족장 맘대로' 리얼 선사 체험존이 26~29일 태화강변에 설치되며 27~29일까지는 1일 1회 '선사인패션쇼'를 개최, 시민들이 시상금을 걸고 경연을 펼친다.



이 밖에 선사시대 고래잡이를 재연한 '반구대암각화 속으로'가 주간 2회, 야간 1회에 걸쳐 진행된다. 야간공연은 레이저와 조명∙영상∙불꽃이 어우러진 멀티미디어쇼 '고래오딧세이'와 연계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홈페이지(www.ulsanwhale.com) 참조.

국내 유일 고래박물관·관경선 운영… 벽화들로 꾸며진 신화마을도 매력

■ 주변볼거리

▦장생포 고래박물관: 국내 유일의 고래 전문 박물관으로 옛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 2005년 5월 개관했다. 1986년 상업 포경이 금지된 이래 사라져가는 유물을 수집하고 보전∙전시하면서 포경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울산시 남구 매암동 139의29. (052)256-6301~2

▦고래생태체험관: 고래생태체험관에는 울산시 주민등록증이 발급된 돌고래 4마리가 있다. 고래생태체험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돌고래수족관으로 살아 있는 바다물고기 수족관과 생태전시관이 있다. 울산시 남구 매암동 139의29. (052)256-6301~2

▦고래바다여행선: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관경선(觀鯨船)인 고래바다여행선은 옛 포경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2009년 8월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한 번에 가장 많은 고래 떼가 나타난 것은 2010년 6월 2,000여마리의 참돌고래 떼였다. 운항시기는 매년 4~10월 주말에 이용 가능하다. 요금은 어른 2만원, 어린이 1만원. 울산시 남구 매암동 60의16. (052)256-6301~2

이 밖에 1960년대 울산의 장생포와 매암동 일대에 공단이 조성되면서 형성된 이주민촌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2010마을미술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구간별로 테마를 나눠 벽화들이 그려진 신화마을, 울산12경 중 하나로 꼽히는 십리대밭길, 울주군에 위치한 반구대암각화도 볼 만하다.

12가지 맛의 고래고기 혀가 즐겁고 전복·소라 등 곁들인 비빔밥도 별미

■ 먹을거리

▦장생포 고래고기: 고래고기는 부위별로 12가지 맛을 낸다. 고래 각 부위마다 빛깔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 처음 먹는 사람은 특유의 누린 냄새에 선뜻 손이 가지를 않지만 익숙해지면 자주 찾게 된다고 한다. 장생포항 인근에 고래고기 전문식당 14곳이 성업 중이며 다른 메뉴와 함께 판매하는 식당들까지 합치면 30여곳의 식당에서 고래고기 맛을 볼 수 있다. 모듬고기의 경우 4~5명이 먹을 수 있는 큰(大)접시가 10만원 안팎이다.

▦전통비빔밥: 울산의 전통비빔밥은 전복∙소라∙쇠고기∙참기름∙시금치∙콩나물∙고사리 등을 곁들여 고소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비위가 약해 고래고기를 먹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대안으로 생각해볼 만하다. 함양집(울산시 남구 신정3동 579의4. (052)275-6947)이 대표적인 맛집이며 가격은 비빔밥 8,000원, 파전 1만원, 묵채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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