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아이언' 전설로만 남나 신종클럽에 밀려 선수들 거의 사용안해… 美 ESPN.COM '과거 전성기' 회고 메이저 대회만 18승을 거둔 잭 니클러스가 67년과 72년 US오픈, 75년 마스터스에서 결정적인 우승 발판을 마련할 때 잡았던 아이언. 97년 라이더 컵 최종일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유럽 팀의 코스탄디노 로카가 16번홀 나무 가지 사이를 뚫고 그린에 올라가는 멋진 세컨 샷을 해 결국 타이거 우즈를 이길 때 쓴 채. 그리고 ‘하느님도 잘 맞추지 못해 번개 칠 때 들고 있으면 안전하다’는 클럽. 답은 ‘1번 아이언’이다. 1번 아이언은 아마추어들은 물론 프로골퍼들에게도 생소해 우스개 소리의 소재로 더 친근한 클럽이다. 미국의 스포츠 사이트인 ESPN.COM은 이 1번 아이언이 지금도 사용되고는 있지만 하이브리드 클럽에 밀려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한 때 이 클럽으로 베스트 샷을 날렸던 중견 선수들이 이를 안타까워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수들의 클럽 사용 조사인 대럴 서베이에 따르면 올 해 미국 PGA투어에서 1번 아이언이 사용된 것은 단 50번. 각 대회마다 140여명이 출전하며 그 중 컷 통과하는 절반은 평균 288타 이상, 컷 탈락하는 선수도 평균 144타 이상씩을 기록했는데 1번 아이언으로 친 경우는 그 중 2타가 채 안 됐다는 말이다. 이 클럽을 사용하는 선수는 지난 96년만해도 17.10%에 달했지만 올해는 0.75%뿐이었다. 타이거 우즈는 2번 아이언부터 사용하며 존 댈리가 지난 93년 US오픈에서 630야드 파5홀을 2온할 때 ‘0번’ 아이언을 쓰기도 했으나 유명 선수 중 1번 아이언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1번 아이언으로 가장 최근 우승한 선수는 2004년 와코비아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조이 신들러. 신들러는 당시 연장전에서 티 샷용으로 이 클럽을 썼다고 한다. 신들러는 “1번 아이언이 아직 죽은 것은 아니지만 골퍼들의 손에서 멀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이어 “내가 처음 1번 아이언을 잡았을 때는 다른 클럽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최근 아이언과 우드의 장점만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럽이 속속 등장하면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1번 아이언은 자연히 밀려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니클러스는 “내 평생 베스트 샷으로 기억되는 것이 바로 1번 아이언 샷”이라며 “요즘 골퍼들은 그 클럽을 정확하게 치기 위해 선배들이 흘렸던 땀을 잘 모를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1번 아이언은 로프트가 16~17도 정도의 클럽으로 4번이나 5번 우드로 대체되고 있다.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 2005-12-22 16: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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