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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역 르뽀] 문산 `썰렁` 월롱ㆍ교하는 북적
입력2003-03-27 00:00:00
수정
2003.03.27 00:00:00
문병도 기자
“말도 마십시오. 한 달에 한 건 성사시키기조차 힘듭니다” 시간이 오후가 됐는데도 안개가 채 가시지 않은 경기도파주시 문산읍내. 이 지역 땅을 30년간 취급해 온 대성공인 김병갑 사장은 “급매물이 나와도 땅을 사려는 사람이 없고 가격도 30%까지 폭락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북화해무드를 타고 땅값이 치솟았던 경기도 파주 북부지역인 문산은 최근 투자자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 이는 지난해말 파주시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외지인의 투자가 힘들어 진 탓에다가 북핵위기까지 설상가상으로 덮쳤기 때문.
반면 서울과 가까운 이남지역인 파주시 월롱면, 탄현면, 교하읍 일대는 문산지역과 달리 땅값이 강세다. 이는 LG필립스 공장설립, 교하ㆍ운정지구 개발 등의 호재를 등에 업고 가격도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문의전화와 발길이 잦아지고 있었다.
◇북핵 한파 `문산 일대까지 남하`= 이곳 접경지역의 지가는 남북관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경의선 연결 및 복선화, 개성공단 개발 등을 호재로 지난해 파주시 지가 상승률은 15%에 달했다.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는 지난 연말 파주시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로 인해 외지인의 거래가 위축된 데다 불투명한 북핵위기에 이라크전까지 겹쳐, 군사분계선에 인접한 문산읍 일대 땅값이 대폭 떨어졌다.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던 2001년 임진강 건너 민통선 내 절대농지의 평당가격이 최고 8만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서서히 가격이 떨어져 6만원까지 내려왔다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북핵위기 고조로 4만원 선까지 곤두박질쳤으나 매수세가 없다. 토공 서울지사 토지정보팀의 이기삼과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 외지인의 땅매입이 제한돼 매매가 끊긴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호가 자체가 낮아지는 것은 대북관계가 불투명해져 매매심리가 꽁꽁 얼어 붙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발 열기,`월롱ㆍ교하 거쳐 북상`= 문산읍 이남인 월롱면, 탄현면, 교하읍 일대는 개발기대심리가 토지거래 허가구역지정과 북핵 문제를 압도하면서 땅값이 강세를 띠고 있다. 연초 LG필립스LCD가 월롱면 덕은리 일대에 100억 달러를 투자, 50만평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0~30만 원하던 준농림지 가격이 꾸준히 올라 현재 50만원 선이다.
교하ㆍ운정지구의 개발이 본격화 되면서 택지지구과 신설도로 인근 땅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교하지구 인근 예정도로 인근 땅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50만원이상 올라 현재 100만~120만원 선이지만 매물을 구하지 쉽지 않은 상황.
◇하락-상승, 경계선 북상 가능성 있어 = 현재 통일동산과 월롱면을 잇는 동서라인을 경계로 그 북쪽은 하락, 남쪽은 상승 현상이 뚜렷하다. 그러나 교하ㆍ운정지구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이 경계선이 북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일산, 교하, 금촌 일대 땅값이 오르면서 공장 및 창고터를 찾는 수요자들이 더 저렴한 땅을 찾아 북상하고 있기 때문.
고양시 덕이동 중앙공인 현상구 대표는 “북핵위기, 경제위축과 같은 악재 속에서도 투자한계선이 고양-)교하-)월롱 등으로 북상하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병도기자, 이혜진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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