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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신도시도 상품이다
입력2006-05-17 16:24:47
수정
2006.05.17 16:24:47
신도시 개발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참여정부는 지난 몇 년간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10곳, 기업도시 6곳, 동탄ㆍ김포ㆍ양주 등 수도권 내 신도시를 비롯해 많은 도시들을 거의 동시 다발로 계획ㆍ개발 중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기 힘든 이 같은 신도시 개발 붐은 한국형 도시 개발에 대한 노하우 수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앞으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중국ㆍ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많은 신도시 개발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편의시설·친환경 건설은 기본
사회 환경이 급변하면서 도시도 경쟁력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이제 도시가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되는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이미 세계화의 흐름을 타고 기존 도시들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신도시 개발의 경우도 보다 더 차별화된 개발 컨셉트 설정과 구상에 따른 마케팅 전략의 수립이 요구된다.
도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매우 다양한 성격의 복합재다. 도시의 차별적 요소로서 도시계획ㆍ환경 및 각종 시설 등 하드웨어와 이미지ㆍ문화ㆍ역사성 등 소프트웨어가 조화를 잘 이뤄야만 자족적이며 차별성 있고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흔히 상업부동산을 개발할 때 살 거리,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신도시 개발 계획을 짜는 것도 마찬가지다. 신도시가 살고 싶은 공간, 일하고 싶은 공간, 기업이 들어와 혜택이 많은 공간, 구경 가서 보고 싶은 공간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21세기에 걸맞은 신도시를 만들려면 우선 쾌적한 친환경 여건을 갖추고 편리한 유비쿼터스도시(U-city)를 조성해야 한다. 자족적 도시 개발을 위해서는 신도시에 많은 기업들을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업의 신도시 이주를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기업토지용도일몰제 도입을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 이 제도는 기업이 신도시에 들어온 뒤 10년 정도 지나면 해당 기업이 자리 잡은 토지의 용도를 전환, 업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다.
과거 신도시 개발 경험에 비춰볼 때 신도시 내 복합문화상업시설이나 공공시설 등의 건립ㆍ운영이 지연돼 신도시가 제대로 개발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입주 예정자들은 생활편익시설이 미리 갖춰져야 이주를 결심하는 반면 상업시설 운영자는 적정 규모의 거주민 없이는 상업시설의 건립 시기를 늦추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기초로 금융을 조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민간자본유치사업 방식인 BTL(Build Transfer Lease), 또는 BTO(Build Transfer Operate) 등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교육 환경 조성도 신도시 개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항이다. 신도시 내 교육 환경 조성에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기숙교육을 위해 건립하고 있는 학부대학이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대학·기업유치해 경쟁력 키워야
현재 계획 중인 수도권 신도시 안에 국내 유수 대학들의 제2캠퍼스와 외국 유명대학의 분교를 세우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또 국어ㆍ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교과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 등 자립형 사립 초ㆍ중ㆍ고교의 건립이나 적정 수준의 학원단지 조성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랍의 두바이에서는 세계지도 모양의 섬을 만들어 분양하고 사막 위에 대형 실내스키장을 만들어 기존 도시 개발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이 같은 발상의 전환, 사고의 전환이 절실하다. 앞으로 개발될 많은 국내 신도시들의 상품 가치가 높아지면 결국 우리나라 전체의 가치, 국부도 높이 평가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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