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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못할' 美 민간의료보험의 폐해

새영화 / 식코(Sicko)


#에피소드1 - 미국 한 지방 마을의 중년 남자가 작업 도중 손가락 두개를 절단 당한다. 접합 수술을 위해 중지는 6만 달러, 약지에 1만2,0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남자는 가운데 손가락을 포기한다. 결혼 반지를 끼기 위한 ‘로맨틱한’ 결정이라며 웃음 짓지만 뒷 모습이 어쩐지 슬퍼 보인다. #에피소드2 - 9ㆍ11 테러 당시 두달 동안 구호활동에 나섰던 전직 소방관과 구호요원은 몇 해 뒤 폐 질환을 앓게 된다. 모금 활동으로 5,000만 달러가 기부됐지만 뉴욕시는 치료를 요구하는 이들의 호소를 이런 저런 핑계로 묵살한다. 질병으로 중산층에서 빈민으로 전락했음에도 정부는 이들을 외면하는데…. 정작 이들은 우연히 쿠바를 방문, 무료로 입원 치료를 받게 된다. 할리우드 블랙 코미디 영화에 나올 법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로 들릴 지 모르지만 100% 실제 상황이다.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가 화제작 ‘식코(Sickoㆍ환자를 뜻하는 미국 속어)’를 들고 국내 관객과 만난다. ‘볼링 포 콜럼바인’, ‘화씨 911’ 등 내놓는 작품마다 전세계적으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아온 무어는 이번엔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에 매스를 들이댄다. 작품은 미국 민간 의료보험 조직의 이면을 폭로하고 무책임한 부시 정부를 비판한 다큐 영화로 미국 개봉 당시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윤을 위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하는 미국 거대 보험회사와 영국과 프랑스의 완벽하게 갖춰진 공적 의료보험 제도가 극명하게 대비를 이룬다. 카메라를 들고 직접 유럽을 찾은 무어 감독은 놀랄 만큼 잘 갖춰진 영국과 프랑스의 공적 의료보험 제도를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감독은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 제도는 완전히 실패했으며 공적 의료 시스템이 가난한 이웃 나라 쿠바보다 못할 정도로 형편 없다고 고발한다. 그렇다면 희망은 없는 걸까? 무어는 그러나 ‘미국은 잘못된 것을 고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위대하다’는 말을 인용하며 미국 사회도 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큐멘터리는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에 ‘식코’를 꼭 관람해 보길 추천한다. 감독은 시종일관 관객을 분노케 하다가 연이어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더니 어느새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재주를 부린다. 웬만한 오락영화보다 낫다. 4월 3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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