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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신행정수도 후보지를 가다] 대전ㆍ공주ㆍ오송지역 동향

-행정수도 정말 오나? 투기꾼 썰물… 큰손은 `조심조심`. “올 초만 해도 외지인들로 북적거렸죠. 논이건 밭이건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대부분 서너 곱절씩 뛰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잠잠해요. 행정수도가 정말 옮겨오는지 확신할 수 있어야죠?” 산이 사방을 포근하게 둘러싼 충남 공주시 장기면의 한 농가에서 만난 칠순의 윤길수씨. 유력한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인 이곳에서 40여년 째 살아온 윤씨는 올 초만 해도 땅이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소위 `투기광풍`이 불었으나 최근에는 외지인의 발길이 뜸해졌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정말 오나?”, 싸늘한 투기 심리 =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국회의 행정수도특위 구성이 무산된 직 후 찾은 충청권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은 싸늘히 식은 상태였다. 유력한 이전 후보지의 한 곳으로 거론되고 있는 공주시 장기면 일대 토지의 경우 올 초까지 고공행진을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소폭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4만원 선에 살수 있었던 농지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을 호재로 최고 20만원까지 치솟은 뒤 최근 들어서는 15만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가격하락의 원인은 4월 말부터 토지거래 허가제가 실시돼 거래 자체가 어려워지고 이 일대 이동식 중개업자(일명 떴다방)에 대한 집중 단속이 벌어진 데서도 찾을 수도 있지만 최근 행정수도 이전 작업이 난항을 겪은 것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라앉은 분위기는 인구증가 추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외지인이 토지를 매입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주소지를 이곳으로 옮기는 것. 하지만 약 6,000명 정도인 장기면의 인구는 최근 두 달 동안 7명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장기면사무소의 한 직원은 “91명 늘었지만 같은 기간 동안 84명이 빠져나갔다”며 “평상시와 별로 달라진 점이 없다”라고 말했다. ◇더 멀리 뛰기 위한 움츠림(?) =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인근 지역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수도 이전의 대표적인 수혜지로 꼽혀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던 대전 노은지구 아파트도 날개가 꺾였다. 시세보다 최고 500만원 정도 싼 급매물이 속속 출현하고 있는 것.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노은 1지구 7ㆍ9단지 32평의 경우 2억6,00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보다 싼 매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4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한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10.29 대책의 직격탄을 맞아 70%가 넘는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ㄴ마을공인 계자는 “10.29 대책에 이어 행정수도 이전 특위구성 실패가 악재로 작용,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면과 인접한 연기군 일대 토지도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에는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상승한 지역도 일부 있지만 재료는 행정수도가 아니라 고속도로 개통 등 일반적인 것이 대부분. 그렇지만 주민들과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자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ㅅ부동산 관계자는 “정황상 행정수도가 이전해올 곳은 장기면 밖에 없다는 결론”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후보지는 물론 인근 지역의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기다리면 오른다”는 정서가 확산되면서 이곳 주민들의 토지 보유 경향이 오히려 강해졌다. 단타를 노린 투기꾼이 사라진 자리는 큰손들이 조심스럽게 장기투자상품을 탐색하고 있다. 특히 국회의 특위구성 무산 이후 나타난 `충청권 대단결` 현상도 이 같은 기대 심리에 일조하고 있다. ◇행정수도, 고속전철 `움직임 따로 따로`= 행정수도 이전 테마와는 달리 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한 개발 기대감은 확실한 호재로 자리잡고 있다. 고속철 중간역이 들어서는 오송역 일대는 폭등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고속철도공단에서 오송역을 짓기 위해 8,000평을 개별 공시지가의 3~5배에 해당하는 가격인 25만원 선에 보상, 땅 값 상승의 기폭제가 된 것. 이후 오송역 인근 토지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거래는 한산한 편이다. 토지공사 충북지사 남상돈 과장은 “오송역 주위만 문의가 많고 가격이 올랐을 뿐 거리가 좀 떨어진 지역은 상승폭이 낮다”며 “매물이 많지 않아 거래량은 적다”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개통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공사가 활기를 때면서 인근 주거지 가격이 오르고 있다. 고속도로 인근으로 금강 변에 자리 잡은 주거 밀집지역의 경우 평당 30만원 선으로 소폭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전ㆍ공주=문병도기자, 이혜진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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