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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감사용' 초라하지만 아름다운 패자 이야기

'슈퍼스타 감사용' 초라하지만 아름다운 패자 이야기 MBC청룡 이종도의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서막을 화려하게 연 원년 프로야구. 팬들은 백인천의 4할 타율, 박철순의 22연승을 기억하지만 그 뒤엔 전설의 팀 ‘삼미 슈퍼스타스’가 있었다. 82년 15승 65패에 한 해 최소득점(302점), 최소홈런(40개), 최다연패(18연패). 84년 국내 첫 노히트노런(해태 방수원)의 제물 역시 삼미였다. 17일 개봉하는 ‘슈퍼스타 감사용’(감독 김종현, 제작 싸이더스)은 ‘슈퍼스타’란 이름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삼미 투수 감사용의 실화를 그린 작품. 169cm의 키에 통산성적 1승 15패의 패전처리용 투수. 스크린에 옮겨지기엔 너무도 초라한 인물이다. 그러나 영화는 초라하고 볼품없는 그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중요한 사실 하나를 일깨워 준다. ‘야구를 통해 인격을 수양한다’는 전혀 프로답지 않는 모토의 삼미 슈퍼스타스. 삼미특수강에 평사원이던 감사용(이범수)은 회사의 프로팀 창단 소식을 듣고 공개 투수 모집에 응시한다. 공 스피드는 형편 없지만 ‘왼손투수’라는 이유로 그는 꿈에 그리던 프로야구 선수가 된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팀은 연전연패. 그나마 감사용에겐 출전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어느덧 OB 박철순의 20연승이 눈 앞에 다가왔다. 상대팀은 삼미. 그 누구도 20연승 제물이 되길 원치 않는다. 감독은 감사용에게 선발 출장을 지시하고 사용은 생애 첫 선발 등판을 준비한다. 영화는 승자를 위한 갈채나 패자를 향한 동정을 보내지 않는다. 감사용의 일대기와 시합 장면으로 나뉜 단순한 구성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시합 후 축 쳐진 슈퍼스타스 선수들의 어깨는 마치 우리네 사는 모습을 보는 듯 하다. 결코 1등이 되진 못 하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을 솔직히 그려냈기에 작품의 진정성은 2시간 내내 놓쳐지지 않는다. “꼴찌의 자리에 있다 해도 결코 그들의 인생마저 꼴찌도 아니다”는 진짜 감사용의 말은 그래서 더욱 절절히 다가온다.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입력시간 : 2004-09-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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