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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6월 15일] 대통령실장 이재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누가 뭐래도 '이명박(MB)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다. 그런 그가 정작 17대 대선 4개월 뒤 18대 총선에서는 정치 신인조차 한나라당 깃발만 들면 금배지를 달았던 서울에서 낙선했다. 자신을 3선의원으로 만들어준 서울 은평을 지역구 주민들의 버림을 받은 것이다. 그가 지난해 총선 패배 이후 '귀양'이나 다름없는 미국 연수를 하며 고행의 시간을 보낸 것도 사실 그 때문이었다. 그가 미국에서 돌아온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무관(無冠)의 신분이지만 여권 안팎에서는 그의 앞으로 역할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다. 주민들의 심판과는 상관없이 대통령과의 거리를 잣대로 권력의 크기를 재는 정치권의 한 단면처럼 보여 씁쓸하다. 그러나 그게 현실 정치라면 차제에 그가 후임 대통령실장을 맡는 게 어떨까 싶다. MB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ㆍ퇴임 때 탄핵ㆍ검찰수사 등 어려운 고비 때마다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서거 이후에도 노 전 대통령의 곁을 끝까지 지킨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같은 존재 말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람을 모을 수 있는 특유의 친화력, 오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정치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정무감각,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고 위기국면을 헤쳐나갈 수 있는 추진력ㆍ돌파력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 MB에게는 그의 이런 능력이 필요하다. MB 정부의 각종 정책 현안을 둘러싼 갈등의 조정, MB의 '정치 DNA' 부족으로 정치권과 소통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의 해소, 집권 2년차 개혁의 고삐를 죄는 작업 등에서 그만한 적임자도 드물다. 일단 대통령실장에 이 전 최고위원을 앉힐 경우 당장 여야 정치권의 정파ㆍ계파별 반발이 예상된다. 이 전 최고위원 본인도 자신의 정치적 위상과 포부에 비춰 참모역할을 하는 대통령실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내켜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MB가 국정운영의 효율화와 당청 간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이 최고위원의 발탁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 전 최고위원도 자신을 던질 때 기회를 얻는다는 이치에 귀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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