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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관객 25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 순항 중인 영화 <이끼>(감독 강우석ㆍ제작 시네마서비스). 관객을 모으는 <이끼>의 원동력 중 하나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그 중 다소 모자란 캐릭터인 김덕천 역을 맡은 유해진은 발군의 연기력으로 스태프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해당 장면은 유해국(박해일)과 박민욱(유준상)을 찾아 온 김덕천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폭로하며 오열하는 신이다. 유해진이 혼자서 3분 가량 독백을 소화해야 하는 장면이다. 관객들이 <이끼>의 최고 명연기로 꼽는 장면이다. 유해진은 단 두 테이크 만에 강우석 감독의 'OK' 사인을 받아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끼>의 관계자는 "워낙 대사량이 많고 감정 표현이 어려운 장면이라 난관이 예상됐다. 하지만 두 테이크 만에 강우석 감독이 만족하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자리에 있던 현장 스태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고 밝혔다. 강우석 감독이 지휘하는 영화 촬영 현장은 빡빡하기로 유명하다. 강 감독의 카리스마에 눌려 느슨한 분위기는 기대하기 힘들다. 때문에 웬만한 연기로는 스태프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힘들다. 이 관계자는 "단 두 테이크 만에 그 험하고도 긴 신을 오케이 받은 것도 대단하지만, 현장에서 스태프에게 박수를 받은 배우는 유해진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강우석 감독님의 현장에서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해진은 <이끼>에서 가장 많은 웃음을 유발시키는 인물이다. 정작 유해진은 대본에 충실할 뿐, 웃기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진지함과 바보스러움을 오가는 그의 모습은 강우석 감독이 그리려는 김덕천의 모습 그 자체였다. <이끼>의 또 다른 관계자는 "출연 분량과 캐릭터의 비중을 따져봤을 때 유해진은 주인공이라 볼 수 없다. 하지만 극중 그의 영향력 만큼은 어떤 배우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끼>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고향으로 온 유해국이 마을을 둘러싼 비밀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다.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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