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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아드대회의 도시' 광주·전남의 재발견

물안개 피는 화순적벽… 초록숲에 안긴 무돌길 … "잠시 쉬었다 가세"

화순군 ''화순적벽''코스의 노루목적벽이 아침 안개에 잠겨 있다. 돌이 붉다고 해서 ''적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찾아가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는 곳이다.

한 여행객이 무등산 무돌길의 편백나무 숲을 지나가고 있다.

운주사의 산 정상에 있는 와불. 아래로는 운주사가 한눈에 보인다.

학생들이 반남 고분군 고분에 올라가 재미있는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다.

● 무등산 무돌길

편백나무·수국 등 빽빽…힐링이 절로

풍성하게 열린 수리딸기 먹는 재미도


● 화순적벽

창랑천 따라 7㎞ 절벽 병풍같은 자태

높이 90m 노루목적벽이 최고 절경

● 운주사

고려 중기 건립 천불천탑 사찰 유명

산 정상 와불 자리는 사색하기 좋아

● 나주 반남고분군

금동관 등 삼국시대 권력자 유물 출토

일제시대때 도굴돼 지금은 '흙산'으로


오는 7월3~14일 지구촌 젊은이들의 스포츠 축제인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광주광역시에서 열린다. 10일 현재 132개국, 1만2,312명이 참가 신청했으며 신청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기존 최대 규모였던 지난 2013년 러시아 카잔 대회(1만1,759명 참가)는 이미 넘어섰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대회조직위원회와 한국관광공사 등은 행사 준비에 열심이다. 이번주에는 유니버시아드대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경기가 전부는 아니다. 경기장을 조금만 벗어나도 보고 느낄 것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만 모르는' 광주·전남의 여행지를 찾아가봤다.

◇'힐링' 무돌길=제주에 둘레길이 있다면 무등산에는 무돌길이 있다. 말 그대로 '무등산을 도는 길'이라는 의미로 '무돌길'이다. 무돌길은 전통시대부터 무등산자락 사이로 마을과 마을을 잇던 길이다. 현재의 정리된 무돌길은 광주광역시 북구와 동구, 전라남도 담양군·화순군 등 무등산자락 51㎞ 구간에 걸쳐 15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기자는 무등산 남동쪽 일대인 화순군 수만리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큰재로 돌아오는 4.4㎞ 구간을 걸었다. 수만리 탐방지원센터 인근의 '너와나목장'에서 출발하면 곧 편백나무·삼나무·수국 등이 빽빽한 숲을 만나게 된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길 곳곳에 풍성하게 열려 있는 빨간색의 수리딸기 열매를 따 먹으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큰재 쪽 방향으로 꺾어져 내려올 때는 조금 긴장해야 한다. 깨진 커다란 돌들이 산비탈을 타고 깔려 있는 '너덜' 지대를 중간중간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너덜은 많은 돌이 깔려 있는 산비탈을 이르는 순우리말로 '너덜너덜한'이라는 형용사의 어원이기도 하다.

최고높이 1,187m인 무등산은 국가 지정 지질공원이자 국립공원이다. 백악기 후기인 9,000만년 전 화산 폭발에 의해 생성된 대규모 주상절리대가 즐비한데 특히 너덜은 백악기 지질활동이 낳은 독특한 지형이다. 수달·구렁이·삵 등 천연기념물과 총 3,6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절경' 화순적벽=하룻밤을 광주에서 묵고 다음날 아침 일찍 차를 달렸다. 강과 산이 빚은 절경을 보기 위해서다. 화순군 이서면에는 '화순적벽'이 있다. '적벽(赤壁)'은 돌이 붉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적벽이라고 하면 보통 중국 소설 삼국지에서 유비와 손권·조조가 맞붙은 하북성의 지명이 유명하지만 사실은 보통명사인 셈이다.

국도를 한참 달린 후 화순적벽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검문소가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일반인 통제구역이다. 버스는 다시 30분 가까이 비포장도로를 달린 후에야 화순적벽 맞은편에 기자를 내려줬다. 산하는 아침 안개에 싸여 신기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화순적벽은 일반적으로 동복천 상류인 창랑천을 따라 7㎞ 구간에 형성된 절벽 경관을 말하는데 상류에서부터 물염적벽·창랑적벽·보산적벽·장항적벽(노루목적벽) 등 4개의 군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노루목적벽은 높이 90m에 직각으로 깎아지른 듯 솟아 있어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1519년 기묘사화 이후 이곳으로 유배 왔던 신재 최산두가 이곳의 절경을 보고 중국의 적벽보다 아름답다고 '적벽'이라 명명했다 한다.

화순적벽은 동복댐이라는 저수지에 들어가 있는데 그동안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30년 만인 지난 2014년 10월23일부터 개방했는데 그래도 제한은 있다. 투어를 원하면 화순군청 홈페이지의 '적벽투어' 예약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찾아가는 데 어려움은 있지만 그만큼 오염되지 않은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색' 운주사=화순군 돈암면에는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운주사(雲住寺)'가 있다. 불상이 1,000개, 탑이 1,000개 있었다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1632년(조선 인조 10년)에 발간된 능주읍지에는 '운주사는 현의 남쪽 25리에 있으며 천불산 좌우 산 협곡에 석불, 석탑이 1,000개씩 있고 석실에 두 석불이 서로 등을 맞대고 앉아 있다(雲住寺 在縣南二十五里 千佛山左右山峽石佛石塔一千 又有石室二石佛相背而座)'라고 적혀 있다. 지금은 석탑 17기, 석불 80여기만 남아 있지만 계곡과 산 여기저기에 세워진 탑과 불상들은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기이한 가람배치를 보여준다.

석탑과 석불의 양식에 따라 고려 중기(12세기)에 조성한 사찰로 보고 있다. 특히 산 정상에 있는 와불은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민초들의 소원이 담긴 불상이라고 하는데 와불 자리는 아래로 가람들을 내려다보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위치다.

◇'역사' 반남고분군='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에서 한 자씩 따와서 이름 지은 것이다. 그렇다면 전통시대 가장 중요한 곳이 이 두 도시였다고 하는데 전주는 그렇다 치더라고 나주는 잘 이해가 안 된다. 나주시 반남면을 직접 찾아와 고분군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반남 고분군은 자미산성을 중심으로 대안리·신촌리·덕산리 등지에 40기가 넘게 밀집돼 있는데 경주나 부여·고령 등의 고분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반남 고분군은 삼국시대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독자적 문화권을 형성했던 세력들의 고분으로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대형 옹관을 묻은 무덤이다. 이들 고분군에는 금동관·금동신발·환두대도 등 최고 권력자의 유물이 출토됐으며 영산강지역 고대역사를 풀 수 있는 열쇠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람들이 고분위에 올라가는 게 허용되는 것도 반남 고분군의 특이한 점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도굴돼 지금 남아 있는 분묘는 대부분 그냥 '흙산'이라고 한다. 쳐다보는 고분이 아닌 체험하는 고분이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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